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중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재산분할에 대해 대법원이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최태원 회장의 SK 지배력 악화에 대한 우려는 덜게 됐다.
다만 최태원 회장의 리스크는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당장은 재산 분할을 위해 지분 정리 등에 나서지 않아도 되고 분할대상 규모가 앞선 2심의 판단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최태원 회장이 SK의 지분을 경영권 확보를 위한 '마지노선' 수준으로만 쥐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시 고법으로…재산분할 규모 확 줄 듯
16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 중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원심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대법원의 파기 환송 결정에 따라 재산분할 규모가 확 줄어들 거라고 본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과정에서 내린 법리적 기준을 근거로 다시 심리해야 하므로 이날 대법원 판단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대법은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300억원의 출처를 뇌물로 규정,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축적된 재산은 법 상 재산분할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뇌물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노소영 관장 측의 기여라고 할지라도 법적으로 보호해줘서는 안된다는 거다.
또 최 회장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SK 주식 증여분, 급여 반납 및 기부 금액, 동생 최재원 부회장의 증여세 대납 역시 분할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를 기업 경영권 확보, 재산 가치 유지 등 부부공동재산의 형성이나 유지와 관련된 경제적 활동을 위해 사용됐다면 이미 사라진 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본 거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대법원의 파기 환송은 대법원이 이날 세운 근거를 무조건 따라야 하는 법적 구속력을 지닌다"라며 "이날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이 재산기여에 형성했더라도 법적으로 태두리 내에서 보호받기 어렵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이 근거를 바탕으로 SK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포함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 증여 분의 재산 또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대법원이 명시한 부분이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재산 분할에서 가장 큰 부분인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이번 이혼 소송의 재산분할 규모는 앞서 2심이 판단했던 1조3808억원보다 대폭 줄어들 거라는 게 법조계 및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2심이 확정됐다면 자칫 SK의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 상황에서 파기환송 결정이 났고 이 결과 또한 최태원 회장에게 매우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태원 회장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SK지배력 상실에 대한 우려가 옅어졌다"고 평가했다.
남아있는 'SK지분' 분할 여부…이어지는 리스크
대법원의 판단에 기초해 고등법원이 차후 재산분할 규모를 다시금 판단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노소영 관장 측이 어떠한 논리를 꺼내들 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앞으로는 재산분할이 되는 두 사람의 공동재산에 SK지분이 포함될 지 여부와 노소영 관장 몫의 재산 비중은 얼마나 될 것인가 라는게 핵심이 될 거라는 게 법조계 및 재계의 시각이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부부 공동 생활, 가사, 내조 등 일반적인 부부 관계에 더해 평판 관리, 함께한 사회활동 등도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볼 여지는 있다" 라며 "이날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에게 지급한 300억원이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영향을 준 것에 대한 기준을 세운 것이어서 이 것을 다시금 따져볼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태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SK지분을 유지를 위한 노소영 관장의 기여도 측정 여부가 중요한데 이것이 직접증거를 마련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2심 판결보다는 재산분할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여전히 1심보다는 많은 수준의 금액이 재산분할 형성이 될 거라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1조4000억원 규모는 아니지만 1심의 판단대로 665억원보다는 높을 거라는 거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핵심은 SK지분의 재산 분할 대상 여부와 재산 분할 비중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다는 것"이라며 "2심의 판결이 뒤집혔던만큼 1조4000억원보다 많은 수준의 재산분할이 진행되지는 않겠으나 SK지분이 배제됐던 1심보다는 재산분할 규모가 늘어나 판단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이 경우 여전히 SK의 지배구조에 대한 리스크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SK의 지분은 최태원 회장이 17.9%을 쥐고있다. 최태원 회장의 특수관계인, 즉 우호세력을 합해도 30%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SK지분이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면 지분이 더욱 쪼그라들 여지가 높다.
SK와 계열사가 지주회사에 따른 지배구조기 때문에 SK의 지배력이 흔들리면 이 파장이 계열사로 흘러 내려가는 구조여서 더욱 불안감이 크다.
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도 SK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마지노선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라며 "상법 개정안 등으로 인해 견제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보다 지분율이 더욱 하락하면 외부의 공격적인 경영개입이 시작될 여지도 있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