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치를수록 정치테마주 숫자는 크게 늘고 있지만 결과는 예외 없이 쪽박으로 이어졌다.
정치테마주는 대선 후보 같은 유력 정치인과 혈연이나 학연, 지연으로 엮여 있거나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의 주식을 말한다. 대선을 비롯한 선거 국면에서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고, 이번 19대 대선에도 어김없이 정치테마주가 판을 쳤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이슈브리핑을 통해 지난 16대에서 19대 대선에 이르기까지 정치테마주로 거론된 107개 주식 중 70개 종목에서 비정상적인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급등한 정치테마주는 16대 14개, 17대 10개, 18대 21개, 19대 25개 등 대선을 거듭할수록 숫자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정치테마주 불공정거래의 대표적인 기법인 상한가 굳히기도 빈번하게 나타났다. 상한가 굳히기는 의도적으로 종가를 상한가로 만들어 다음날 기대 심리에 따른 매수세가 몰리면 물량을 매도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들 정치테마주 종목의 상한가 비율은 평균보다 최소 4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정치테마주의 성과는 쪽박이었다. 남 연구위원이 70개 정치테마주의 누적비정상수익률(CAR)을 분석한 결과 선거 직전과 직후 CAR의 평균값은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특히 선거 직전일까지 5거래일 CAR 평균은 -6.47%였고, 당선자 관련 종목의 CAR은 선거 직전 반등하면서 낙선자와 방향을 달리했다. 반면 선거 직후 5거래일 CAR 평균은 -7.70%로 낙선자는 물론 당선자 종목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남 연구위원은 "19대 대선 당시 금융당국이 사전 주의경보와 집중관리 종목 지정 등을 통해 관리를 강화하면서 주가 변동 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정치테마주는 여전했다"면서 "정치테마주는 선거 기간 중 급등락 현상이 심하고 선거 전후로는 어김없이 주가가 떨어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