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내년에도 반등을 기대할 만한 호재를 찾아보기 어렵다. 우울한 시장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 주요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크게 꺾일 전망이다. 기댈 곳은 기업금융(IB)뿐이다.
◇ 거래대금 줄면서 리테일 수익도 '급감'
올해 상반기에는 코스피가 2600포인트까지 오르면서 주식시장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거래대금이 늘면서 증권사 수수료 이익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을 달성해 사상 최고치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상반기 14조원대로 뛰어올랐던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하반기 9조원대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미 일부 증권사 3분기 실적이 하반기 들어 뒷걸음질 쳤고, 4분기 역시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다르지 않다. 교보증권은 내년 일평균 거래대금이 연간 8조2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 추정치 대비 18.8% 감소한 수준이다.
시장이 부진하면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뿐 아니라 트레이딩 손익이 감소하고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우려도 확대된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운용이 부진한 점 역시 트레이딩 손실 가능성을 높인다.
다만 리테일 부문에서는 해외 직접 투자 증가와 거래세율 인하 등 호재가 남아있다. 실제 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증권사의 거래 서비스도 늘고 있어 기대해 볼 수 있다. 또 현재 논의 중인 증권거래세 인하가 이뤄진다면 거래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
◇ 대체 투자 중심의 IB 부문 성장 지속
올해 하반기 업황 부진에 대부분 증권사 이익이 쪼그라들었지만 그나마 리테일 비중이 작고 IB가 탄탄한 회사는 견고한 성과를 유지했다.
핵심은 대체 투자를 중심으로 한 IB 수익이다. 내년에도 기댈 것은 IB 부문이라는 결론으로, 모든 증권사가 IB 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으로 선임하고 핵심 인력 영입에 주력했다. 조직 역시 IB 부문을 확대 개편하는 등 연말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에서 IB 역량 집중을 외치고 있다.
사업적인 부분에서도 대체 투자 부문에서 투자 대상과 지역을 다양화하고 자기자본 증가를 통해 딜 규모를 확대하고 나섰다. IB 딜 관련 대출채권 등 이자 발생자산 증가에 따라 이자 손익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에서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꾸준히 제시하며 자본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모험자본 관련 규제 완화를 비롯해 자본시장에 우호적인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돼 증권업계 IB 사업은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초대형 IB의 단기금융업 신규 인가를 통해 발행 어음 시장이 확대되고, 부동산신탁업 인가에 따른 부동산 투자 확대 역시 증권업계 이익에 기대요인으로 주목된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