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으면서 펀드 등 재테크 전략을 점검해볼 시기다. 하지만 펀드 상품 수익률을 한번쯤 들여다본 투자자라면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증시 부진으로 주식형펀드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데다 올해 전망도 녹록치 않아서다.
어떤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한동안 이어질 증시 조정에 대비해 적립식 펀드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투자하는 상품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 마이너스만 피해도 순위권
지난해초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면 지금쯤 연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익률을 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을 것이다. 펀드 상품 가운데 마이너스(-) 7%대 수익률이 최고로 집계됐으니 말 다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일반주식형펀드 중 연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으로 수익률은 -7.24%이다. 이어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 'KB밸류포커스소득공제' 등이 -10%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중소형주식형펀드는 마이너스 폭이 이보다 적다. 'KB중소형주포커스', 'KTB리틀빅스타' 등이 각각 -2.09%, -4.82%를 기록했다.
그나마 채권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가 미미하긴 하나 수익을 냈다. 국내채권형펀드의 경우 'NH-Amundi Allset국채10년인덱스', 'DB다같이장기채권', '삼성ABF Korea인덱스', '미래에셋퇴직플랜', '미래에셋엄브렐러' 등이 5~6%대 수익률을 달성했다.
해외주식형펀드의 경우 신흥국에 투자한 상품이 양호한 성적을 달성했다. 브라질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와 'KB브라질증권'이 연간 8~9% 수익률을 달성해 1위와 2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또 신흥국주식에 투자하는 '도이치브러시아증권',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 글로벌 자금은 신흥국으로 이동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반대로 수익률이 부진해 상승 가능성이 높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수익률이 높지 않을 때 적립식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적립식 투자를 할 경우 가입 시점과 환매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과 같은 주가 하락기에서 펀드에 가입하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고 향후 환매 시점의 기준가가 매입 단가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익을 보기 쉽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 조정은 한동안 지속할 가능성이 있지만 적립식 투자의 효과를 만끽할 수 있는 시기"라며 "우량한 장기 성과를 보유한 펀드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적립식 투자를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현시점에서는 주식시장 상승 기대가 작기 때문에 신흥국 펀드나 혼합형 등에 분산 투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 둔화 우려로 선진국 주식펀드의 투자자금이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중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 증시의 급락 이후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변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러 요인과 함께 달러 약세 가능성까지 나타나면서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