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그룹 그늘에서 벗어나 사모투자펀드 J&W파트너스에 안긴 SK증권이 언론사 사장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아울러 핵심 경영진에게 동기 부여 차원에서 처음으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풀고 지난해 부진한 경영 실적에도 현금배당을 하는 등 심기일전하는 모습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오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최남수 전(前) YTN 사장을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아울러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기 3년의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SK증권 이사회는 김신 대표이사와 이강모 감사위원 등 2명의 사내이사와 5명의 사외이사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이사회 멤버 면면을 봤을 때 유일한 언론사 출신인 최남수 전 YTN 사장에 눈길이 간다.
그는 신한금융투자 연구조정실과 삼성화재 전략지원파트를 거쳐 YTN 경제 부국장과 머니투데이 방송 사장 등을 역임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증권업 분야와 업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멤버 재편 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각오를 새로 잡으려는 의지가 두드러진다. SK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김신 사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 4명에게 총 235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 제공을 결의한다.
회사 경영 기여를 보상하고 향후 경영 목표 및 중장기 계획 달성을 독려하기 위해 쥐어준 것이다. SK증권이 경영진에게 동기 부여 차원에서 스톡옵션을 주는 것은 처음이다.
김신 사장은 이 가운데 1900만주를 받는다. 행사 가격은 액면가(500원)와 현 주가 수준을 의미하는 실질가액, 900원 3개 금액 가운데 높은 가격으로 결정된다.
SK증권의 이날 주가가 700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행사가는 900원에 결정될 전망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71억원에 달하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
이강모 감사위원과 박태형·유시화 전무에게도 각각 150만주씩 부여됐다. 행사 가격은 현 주가 수준인 700원대로 결정될 전망이라 각각 10억원씩 챙길 수 있다. 물론 스톡옵션 행사 시기에 주가가 행사가를 웃돌아야 그만큼 차익을 낼 수 있다. 행사 기간은 오는 2022년3월부터 2029년 3월까지다.
SK증권은 모처럼 현금배당에도 나섰다. SK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2018사업연도 결산으로 주주에게 보통주 1주당 10원(우선주 15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한다. SK증권이 배당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11사업연도 결산 이후 7년 만이다.
배당 총액도 이전보다(32억원)보다 15억원 가량 늘어난 47억원이다. 배당 총액은 지난 2008년(48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하반기 업황 부진 여파로 힘을 쓰지 못하면서 연결기준 연간 순이익이 전년(188억원)보다 30% 가량 빠진 131억원에 그쳤으나 오히려 주주친화 정책에 나선 것이 눈길을 끈다.
지난 1955년 신우증권이란 사명으로 출발한 SK증권은 경신증권(1963년)과 동방증권(1968년), 태평양증권(1989년) 등으로 간판을 여러번 갈았다. 이후 지금의 SK그룹의 전신인 선경에 1991년 인수되면서 이듬해 사명을 선경증권(1998년 SK증권으로 변경)으로 바꿨다.
기존 최대주주인 SK주식회사는 지난해 보유 지분 10%를 모두 J&W파트너스에 넘기고 나가면서 SK증권은 무려 27년 만에 SK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