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는 코스닥 중소형주의 강세와 함께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중소형 가치주 펀드 수익률이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바이오 비중이 큰 일부 중소형 펀드의 경우엔 업종 부진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하반기에도 중소형 가치주 펀드의 상대적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 종목 장세가 이어지면서 바이오 업종을 제외한 중소형 가치주는 더 부각될 수 있으리란 기대다.
◇ 가치주 vs 주도주…상반기 승자는 '가치주'
18일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이면서 1년 이상 운용된 모펀드 기준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 중 '신한BNPP뉴그로스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은 상반기 수익률이 20.79%로 1등 자리에 올랐다.
'한국투자중소밸류증권자투자신탁', '한국투자롱텀밸류증권자투자신탁', 'KB주주가치포커스증권투자신탁' 등도 17~19% 수익률을 달성하며 뒤를 이었다.
특히 가치주 펀드로 명성이 높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투자중소밸류'나 '한국투자롱텀밸류',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의 '프랭클린베스트초이스' 등이 수익률 상위에 포진하면서 가치주 펀드의 강세가 돋보였다.
가치주 펀드는 시장 주도주보다는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펀드다. 올해 시장 부진 속에서 기업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지면서 가치주 펀드의 성과가 부각됐다.
반면 '한국투자코스닥두배로증권투자신탁'과 'NHAmundi 코스닥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은 나란히 -21%대 수익률로 상반기 수익률 하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코스닥150 1.5배레버리지'가 -15%대 수익률을,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와 'KB스타코스닥150인덱스' 등이 -10%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을 많이 담는 레버리지나 인덱스 펀드, 헬스케어 펀드가 수익률 하위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시총 상위 종목의 경우 바이오주 비중이 크다보니 바이오 업종 부진과 함께 수익률이 고꾸라졌다.
◇ 하반기 '소형·가치주' 더 간다
코스닥지수는 7월 들어서만 3.3%가량 하락하며 이들의 연간 수익률을 더 끌어내리고 있다. 다만 일부 소형 가치주 펀드의 경우 손실률을 최소화하며 연초 이후 수익률을 지켜내고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가치주의 상대성과가 좋게 나타난 배경에는 지난해 4분기 나타난 글로벌 증시 조정과 반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상장사 이익 추정치의 하향 조정으로 미래 이익추정치 보다는 실제 달성된 재무제표 상의 숫자에 대해 보다 더 가중치를 뒀기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도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일부 가치주 또는 중소형 펀드의 강세도 지속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코스닥150은 과매도권에 진입했지만 그 외의 코스닥 중소형주는 여전히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단순히 모든 중소형주가 부진한 것이 아니라 바이오 업황 부진과 수급 부담 등 코스닥150 에 특수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코스닥150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 실적의 개선이 필요한데 당장 좋게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예고된 미래차, 차세대 디스플레이, 스마트 미래공장, 항공산업, 제약·의료기기 등 정부 정책 발표 관련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닥과 중소형주 투자에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정부정책 관련주"라며 "지난해 말부터 조선, 자동차, 태양광, 수소차, 시스템 반도체 등 정부정책 관련주 주가가 급등했고 하반기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