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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투자법]③주린이 선배 지침서 "얇은 귀는 금물, 분산이 답"

  • 2021.02.05(금) 15:08

타이밍에 투자 말고 트렌드 보라…독서·인적자산으로 시야 키워야
ETF 활용한 분산투자 적극 활용…노후 대비 위해선 연금자산 필수

"주식 투자할 때 귀가 얇은 건 금물입니다. 누가 이거 사면 좋겠다 해서 따라 들어가면 실수할 가능성이 커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과 더불어 생겨난 대표적인 신조어 중 하나가 초보 주식 투자자를 의미하는 '주린이(주식+어린이)'다. 갓 스무 살을 넘긴 대학교 2학년 때 어머니한테 받은 1년 하숙비를 종잣돈으로 주식 투자에 뛰어들어 지금은 국내 굴지의 전문 금융그룹 오너이자 4조원대 자산가가 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1세대 원조 주린이'다. 

본인이 좋아하는 주식 투자를 기반으로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기업가이자 자산가가 됐으니 후배 주린이들 입장에선 요즘 말로 '성덕(성공한 덕후의 줄임말)'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를 통해 주린이들에게 전한 투자 조언은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얇은 귀로 타이밍을 사지 마라

박 회장은 "20대들이 자산관리를 배우고 주식을 하는 건 좋다"면서도 "단기적이고 표피적인 관점에서 남의 얘길 듣고 주식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얇은 귀에 휘둘려 타이밍에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견해다.

그는 "주식이나 자본시장의 현상은 사회 복합의 산물"이라며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장기 트렌드를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투자 시야을 키우는 방법으로 먼저 제시한 건 책이다. 박 회장은 "책을 읽는 것은 고수와 대화하는 것과 같다"며 "자신과 의견이 달라도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겸손한 자세로 저자와 대화하듯이 읽는 게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독서와 관련한 자신의 습관도 소개했다. 그는 "여전히 다양한 분야의 영어 원서들을 연간 3000~5000페이지 가량 읽으면서 경영과 투자 전략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해가 안 되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읽으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인간관계를 넓히고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는 등 인적자산 관리도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박 회장은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성공한 사람이든 실패한 사람이든 다양한 분야와 계층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좋은 어드바이저(조언자)를 만나는 것은 주식만이 아니라 인생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 창업 후 평소 존경하던 모 회장이 왕복 5시간 거리의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한 일화를 소개하며 "저녁식사 시간 1시간 30분 중 인상적인 대화를 나눈 건 10분에 불과했지만 그 자리에서 얻은 조언은 대여섯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주식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에게는 맞춤식 처방을 내놨다. 인적자산을 만들기 위해 단편적인 주식 관련 정보를 나누는 동아리에 가입하기보다는 이코노미스트나 파이낸셜타임스 같은 저명한 경제지를 읽는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는 것이 다양한 인간관계를 쌓고 지식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 분산투자는 기본 원칙…주식 외 투자수단으로 'ETF가 최고'

투자에 있어선 무엇보다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셋 창업 후 지금껏 한 번도 적자를 낸 해가 없었던 것은 주식과 채권, 벤처, 대체투자,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처에 자산을 분산해 균형을 맞춘 덕분"이라며 "지금도 투자 문제에 있어선 어떠한 유혹에도 빠지지 않고 돌다리도 두드려가면서 철저히 분산한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회사의 명운에 영향을 끼칠만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직장인들을 포함한 주린이들의 주식투자 열풍은 다소 우려스럽다는 뜻도 내비쳤다. 박 회장은 "특히 주린이라면 주식에만 올인하기보다는 자산을 분산하는 게 중요하다"며 투자 수단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적극 추천했다. 

예를 들어 100만원이 있다면 20만~30만원 정도만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ETF에 넣는 것이 현명한 투자 방법이라는 견해다. 눈여겨볼만한 ETF 섹터에 대해서는 이제 태동기에 있는 산업을 주목하라며 이런 섹터들은 세대를 관통해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등을 들었다.

◇ 조기 금융교육 필요…노후 대비 위해 '연금 적극 활용'

조기 금융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교육 중 하나가 금융교육인데, 우리나라는 금융교육이 너무 안돼 있다"며 "지금과 같은 '제로(0) 금리' 상황에서 투자의 방향을 못 잡고 있는 이유도 조기 금융교육 부재에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교육에는 따로 때가 없으며 미성년자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역시 교육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라는 판단이다.

박 회장은 또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려면 연금상품을 가입해 운용하는 것이 좋다"며 "20~30대부터 적립식으로 꾸준히 연금자산을 쌓지 않으면 향후 가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젊은 층들이 주식 투자에 메여 본업을 등한 시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인생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스토리여야 한다"며 "젊을 때 투자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현재 직장에서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길게 봤을 때 좋은 인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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