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학개미운동을 기점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참여가 급증했지만 여전히 개인투자자가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동학개미운동 승리를 위해 개인투자자의 질적 성장이 필요한 시점으로, 추석 연휴를 맞아 국내 증시가 한 템포 쉬어가는 동안 투자 지식을 비축하는 것도 권할만하다.
증권가에서 높아진 개인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유·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각종 투자 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면 훨씬 효율적이다.
투자지식 테스트 '주린이' 점수 더 높아
올바른 투자지식에 '투자경험'보다 '투자교육'이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최근 삼성증권이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중 728명을 대상으로 투자 지식 수준을 알아보는 설문을 진행한 결과 초보 주식투자자를 뜻하는 주린이(주식+어린이) 집단의 투자 지식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증권은 '경제', '주식', '펀드', '채권', '연금' 등 투자 전반을 주제로 한 5문항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주린이'로 분류된 500명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400명이 5문제를 모두 맞춘 것으로 나타난 반면 '고급 투자자'로 분류된 34명 중에서는 56%에 해당하는 19명만이 모든 문제의 정답을 맞춘 것으로 집계됐다.
주린이들이 최근 급증한 언론, 유튜브 등의 정보채널을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정보에 대해 학습할 기회를 많이 가진 데 반해 고급 투자자들의 경우 자신의 경험에만 의지하다 보니 최신 투자지식을 습득할 기회를 갖지 못해 발생한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 교육에 꽂힌 증권사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 교육을 진행하는 곳은 삼성증권이다. '전국민 투자지식 레벨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일환으로 모바일 동영상 투자교육 사이트인 '투자스쿨'도 운영 중이다.
투자스쿨은 삼성증권 고객이 아니더라도 투자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투자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삼성증권은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과 별개로 투자 교육을 제공하는 투자스쿨을 통해 두 개 채널의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투자스쿨에서 제공되는 강의는 크게 '기본 과정'과 '레벨업 과정'으로 나뉜다. 기본 과정에서는 경제와 주식 투자를 위한 기본 지식을, 레벨업 과정에서는 펀드, 채권, 연금 등 보다 확장된 투자자산 관련 지식을 전달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소속 애널리스트들과 투자 관련 전문 유튜버 등이 강사진으로 나섰으며, 강의 방식도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토크쇼나 퀴즈 프로그램,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해 재미와 전달력을 높였다.
NH투자증권은 '투자가 문화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투자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이 캐치프레이즈와 같은 이름의 디지털 브랜드 플랫폼도 론칭해 운영 중이다.
투자가 문화로 플랫폼에서는 1억원 모의투자와 투자 성향 MBTI 분석 그리고 투자 능력 측정고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의 기본 지식을 제공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최근 '투자연구소'를 오픈해 기존의 리포트를 쉽게 풀어 제공하고 있다. 또 초보 투자자를 위한 입문서 '처음 주식', '처음 해외주식'을 발간해 투자자들의 투자 이해를 돕고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아예 추석 연휴를 겨냥해 해외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 7개를 분석하고 최근 종목과 관련된 이슈를 설명한다. 또 윤재홍 디지털리서치팀 연구원이 ETF에 대한 개념과 특장점을 정리하는 '추석 특집 윤선생 ETF 교실' ETF 총정리 편을 선보인다.
투자자 대상 유료강의에 나서는 증권사들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투자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와 손잡고 온라인 유료 주식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소속 애널리스트가 모두 참여해 업종별 기초 교육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금융감독원에 투자 교육 판매 사업 부수업무를 신고하고 온라인교육 플랫폼을 통한 유료강의를 제작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일반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많이 유입된 가운데 이제 양적 성장에서 나아가 질적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투자와 관련된 세제, 투자대상 상품 등이 복잡해지고 변화 주기도 짧아진 만큼 합리적 투자를 위해서는 주린이뿐 아니라 기존 투자자들도 자신의 수준에 맞는 체계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