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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투자법]②ETF는 혁신적 투자수단…이렇게 투자하라

  • 2021.02.01(월) 15:34

지수 대신 섹터·기업 보고 테마 ETF 활용…몰빵은 '금물'
곱버스 투기 경계…20~30대 직장인이라면 무조건 ETF

"지난 30년간 전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혁신 중 하나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이었습니다"

"저금리 환경에서 예금을 하겠다는 건 가난하게 살겠다는 얘기밖에 안됩니다. 현 시점에서 ETF는 최고의 투자 수단입니다. 무조건 투자하세요"

얼마 전 미래에셋대우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 출연해 'ETF 예찬론'을 펼치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표정에는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박 회장이 이토록 침이 마르게 칭찬한 ETF는 주식 못잖게 거래가 손쉽고, 비용이 저렴하고, 분산투자까지 가능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주식과 더불어 요즘 가장 핫한 투자처로 떠올랐다.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로 골머리를 앓는 자산운용사들이 '최저 보수' 경쟁까지 해가며 ETF 투자자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수년 전부터 ETF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그 결과 미래에셋을 어엿한 글로벌 ETF 운용사로 키워낸 박 회장이라면 '스마트한' ETF 투자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을까. 

◇ 테마형 ETF는 큰 흐름…지수 대신 섹터나 기업을 보라

그가 우선 주목한 것은 테마형 ETF다. 

테마형 ETF란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코스피200이나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같은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달리 특정 테마에 속한 기업의 주식으로 이뤄진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ETF를 말한다. 뉴딜 ETF, 배터리(2차 전지) ETF 같은 식이다. 

박 회장은 "10년 전 ETF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로 꾸준히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다가 테마형 ETF가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며 "이에 2018년 테마형 ETF 전문 운용사인 글로벌 X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운용자산(AUM)이 10조원에 불과했던 글로벌 X를 주변의 반대에도 과감하게 5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합병(M&A)한 것은 ETF 시장의 흐름이 테마형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그의 예상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현재 미국과 홍콩의 글로벌 X 운용자산은 27조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났다. 박 회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테마형 ETF로 들어온 자금 120조~140조원 중 글로벌 X를 포함해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테마형 ETF로 들어온 자금은 8조~9조원에 달한다. 그만큼 테마형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테마형 ETF를 투자할 때는 혁신하는 산업군과 기업을 눈여겨 보라는 견해다. 박 회장은 "정치·사회적인 측면에서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과 기업의 혁신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며 "예를 들어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로 가는 것이 혁신이고 진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수 대신 섹터나 기업을 보고 투자 방법으로는 테마형 ETF를 활용하라고 권유했다.

테마형 ETF 투자 시 명심해야할 사항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아무리 좋은 ETF가 눈에 띄더라도 하나만 사면 안 된다"며 "여러 섹터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회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상승세가 기대되는 섹터가 있더라도 변동 리스크를 고려해 100% 몰빵하는 대신 50%만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 헤지펀드 전문가도 어렵다…곱버스·인버스 투기화 경계

박 회장은 테마형 ETF에 대한 투자 조언과 더불어 인버스·곱버스(인버스 2배) ETF에 대한 투자 열기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헤지 수단으로선 찬성하나 투기화되고 있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여기서 인버스는 상장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ETF, 곱버스는 상장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ETF를 말한다.

그는 "나도 여러 번의 경험이 있지만 타이밍을 사는 투자는 거의 실패한다"며 "이런 타이밍을 맞추는 건 신의 영역"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투자자들은 과감하게 숏에 베팅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조지 소로스 같은 세계적인 헤지펀드 전문가도 성공하기 드문 투자 전략"이라며 "곱버스나 인버스 등에 투자해 한 번 손실이 나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회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금융회사는 돈을 벌고 안 벌고를 떠나 투자자들에게 좋은 상품을 추천해야 한다"며 "당연히 인버스·곱버스의 투자 손실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직장인이라면 ETF 무조건 하라…퇴직연금은 DC형 전환 시점

그는 ETF 투자의 당위성과 새로운 ETF 투자상품에 대한 아이디어, 퇴직연금 운용방법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박 회장은 "직장인들이 업무와 병행해 주식을 하기에는 머리가 아플 것"이라며 "그보다는 지금 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직장에서 성공하는 게 더 낫다"고 했다. 그는 "특히 20~30대 직장인에게는 ETF를 무조건 하라고 하고 싶다"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혁신을 하면서 수요를 창출하고 와중에 예금 등에 돈을 넣는 건 가난하게 살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TF 랩어카운트'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랩어카운트, 흔히 줄여서 '랩'은 고객 자산의 구성과 운용, 투자 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투자 상품을 말한다. ETF 랩어카운트란 ETF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이다. 

박 회장은 플라잉카와 우주선 등의 미래 산업 분야를 예로 들며 "산업과 기업의 혁신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런 트렌드를 개별적으로 따라가기 어려운 만큼 ETF 랩이 나오면 좋을 듯한데 왜 증권사들이 ETF 랩을 만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를 두고 한국 금융산업이 선진화됐다고 하지만 아직 선진시장에 비해 그만큼 뒤처져 있다는 증거라고 봤다.

그는 또 "국내 전체 퇴직연금 자산 중 투자형이 11%에 불과하다는 것도 참으로 아쉽다"며 "금리가 당분간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원금보장형으로 연금을 계속 운용할 경우 금융회사 보수를 떼면 수익은 남는 게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나 금융기관, 근로자들 모두 확정기여(DC)형으로의 전환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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