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 개막을 앞두고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일부 국가 간에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이 체결되는 등 코로나19로 멈췄던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분위기다.
이런 기대감은 증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여행주와 항공주 등 여행 관련 업종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물꼬 트는' 해외여행…30만명대 회복
국토교통부의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제선 여객 이용객(유임+환승)은 28만952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달(19만6791명) 대비 47% 급증한 수치다.
앞서 휴가철인 지난 8월에는 국제선 여객 이용객이 33만9820명으로 3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월별 국제선 여객 이용객수가 3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코로나 확산 이전인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800만명에 육박했던 국제선 여객 이용객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시작한 지난해 4월을 기점으로 10만명대로 고꾸라진 뒤 각국의 여행 제한 조치 등의 영향으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트래블 버블' 효과 본격화
내달부터는 국제선 여객 이용객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 간 '트래블 버블'을 체결하는 국가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여행을 허용하는 국가들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 8일 싱가포르와 트래블 버블을 맺었다. 트래블 버블은 코로나 방역 우수 지역 간에 안전막(버블)을 형성해 상호 간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을 뜻한다. 싱가포르는 두 번째 트래블버블 협정국으로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사이판 정부와 첫 번째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트래블 버블과 별개로 유럽에서 백신 접종 완료 후 2주가 지난 사람을 대상으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여행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스위스, 이탈리아, 체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선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활력 되찾은 여행업 주가도 '활짝'
여행업계는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고객 몰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트래블 버블이 체결된 싱가포르나 사이판을 타깃으로 한 단독 상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자가격리 면제 국가들을 묶어 유럽 투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여행업계가 활기를 되찾으면서 여행·항공 관련주도 덩달아 힘을 받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여행주인 하나투어는 지난 26일 전 거래일 대비 0.35% 오른 8만7000원에 마감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 25일에는 6.51% 급등하기도 했다. 모두투어도 전날보다 0.75%오른 2만7000원에 마감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항공 대표주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흐름도 양호한 편이다.
증권가에서는 여행·항공주로 대표되는 리오프닝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 한국 증시의 이익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리오프닝 종목들의 4분기 이익 추정치는 상향되고 있어서다. 특히 11월부터 리오프닝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경우 이익 추정치는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눈 앞으로 다가온 리오프닝을 다시 주목할 시점으로 대표 업종인 의류, 호텔, 면세점을 시작으로 항공, 엔터 등 나머지 업종으로의 긍정적 분위기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며 "한국 증시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외국인이 10월 셋째 주에 의류, 호텔, 면세점, 항공 등 리오프닝 관련주를 순매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에 따른 항공 업황 개선 기대감이 여전히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항공사들의 신규 항공기 수요는 지속적으로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