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그 베일을 벗은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새 사령탑을 맞게 됐다.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금융사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장이 앞으로 대표를 맡아 회사를 이끈다.
삼성자산운용은 1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현재 삼성증권 S&T부문장을 맡고 있는 서봉균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 후보(대표 부사장 승진)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서봉균 대표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만 약 30여 년간 근무한 운용 전문가다.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를 거쳐 삼성증권에 합류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출신들이 독식하던 삼성자산운용 CEO 자리에 외국계 금융사 출신으로 삼성증권에서 근무한 서 전무가 내정됐다는 사실이다. 삼성그룹 전체적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부는 와중에 삼성자산운용 역시 외부 전문가에게 대표를 맡기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심종극 대표 퇴진과 더불어 삼성자산운용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최강자로 끌어올린 장본인인 배재규 부사장이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서 대표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고 회사의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조만간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서봉균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라며 "서 내정자가 ETF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운용 인프라 확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의 증권·운용 계열사 중심축을 맡고 있는 삼성증권의 장석훈 대표는 유임에 성공했다. 역대 최고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