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채권 관련 투자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이 굴리는 채권형 ETF 순자산 규모가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섰다. 개인투자자들은 특히 보수가 낮고 환금성이 뛰어난 '파킹형 ETF'를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모습이다.
삼성운용은 지난 7일 기준 KODEX 전체 채권형 ETF 19종 순자산이 10조원을 돌파했다고 9일 밝혔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채권형 ETF는 총 24조원 규모로 KODEX ETF는 이 중 약 42%를 차지한다.
지난해 초 4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삼성운용의 KODEX 채권형 ETF 규모는 약 1년 만에 2배 이상 불어났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채권형 ETF로 투자자금이 몰린 덕분이다.
KODEX ETF 총 19종 가운데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한 ETF는 3개에 이른다.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는 3조2000억원, 'KODEX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ETF는 2조5000억원, 'KODEX 단기채권PLUS' ETF 는 1조2000억원이다.
한국 무위험지표금리인 KOFR 금리를 추종하는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는 작년 4월 상장 이후 약 10개월이 넘는 기간에 단 하루도 손실을 내지 않았다. 현재 KOFR 금리는 3%대 중반으로, 투자자들은 예금보다 이자율이 높은데 보수는 낮고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최초의 액티브 채권 ETF인 KODEX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ETF는 한국 우량채권시장을 대표하는 채권 4000여 종목을 바탕으로 한 KAP 한국종합채권지수를 추종한다. KODEX 단기채권PLUS ETF의 경우 잔존만기 1년 이하의 국고채, 통안채, 특수채(AAA 이상), 은행채(AAA 이상), 회사채(AA- 이상), 카드채(AA+ 이상), CP(A1 이상) 등으로 구성된 KRW Cash PLUS 지수를 따른다.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처럼 자유로운 환금성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임태혁 삼성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는 "과거에 비해 금리 수준이 많이 올라온 만큼 투자자들은 채권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위험자산 일변의 투자보단 채권으로의 분산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에 안정성을 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권으로의 자금 유입이 급증하는 가운데 상장지수상품(ETP) 시장 내 채권 투자 상품 역시 눈에 띄게 다양해지는 추세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초단기채와 초장기채, 만기매칭형 ETF의 신규 상장을 비롯해 3배수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의 등장 등으로 ETP 시장 내 채권 상품 점유율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비 상대적 고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국내 시장에서는 투자등급 회사채, 미국 시장에선 국채와 하이일드 회사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