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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예외 '시장조성자'…투자자들 불신 이유는

  • 2023.11.16(목) 10:00

공매도 전면금지 2주째…시장조성자 예외 계속 논란
과거 시장조성자 제도 악용한 불공정거래 사례 발생
금감원 과징금 487억원 부과…증선위는 "위법 아냐"
김주현 위원장 "시장조성자 공매도 의견 들어볼 것"

"시장조성자제도 공매도를 허용하는 공매도 한시적 금지는 반쪽자리 공매도 금지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위다"

지난 7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등 개인투자자들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여 정부의 공매도 전면금지정책 발표에 문제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공매도 '전면'금지라고 발표했지만 시장조성자를 제외한 건 공매도 전면금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는 기본적으로 시장조성자 제도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유동성이 넘치는 우량주까지 시장조성자가 개입한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또 시장조성자가 호가를 제출하면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시장조성자 제도, 2005년부터 주식시장 도입

시장조성자(Market Maker) 제도는 지난 1999년 파생시장에 처음 도입됐다. 이후 2005년부터 주식시장으로 도입을 확대했다. 시장조성자 제도가 본격적으로 활성화한 것은 2015년부터다. 

시정조성자는 여러 거래자로부터 증권을 사고파는 행위를 반복하는 거래주체다. 이를 통해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거래소와 시장조성자 계약을 맺으면 해당 금융투자회사는 매수‧매도 양방향으로 호가를 제출해 투자자의 원활한 거래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시장조성자가 적정가격의 호가를 상시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원하는 시점에 즉시 거래가 가능하다. 

또 시장조성자가 호가를 계속 제출하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도 주가의 큰 변동없이 매매체결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은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시장조성자와 함께 금융위가 공매도 금지 예외에 포함한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도 시장조성자와 비슷하다. 이들도 금융상품에 대한 매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매도∙매수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한다. 다만 유동성공급자는 해당 상장사와 직접 계약을 맺는 반면 시장조성자는 한국거래소와 계약을 체결한다. 

시장조성자는 담당 종목에 대한 공식적인 딜러로서 적정가격 호가를 항상 유지해 가격 급변을 완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와 시장조성자 계약을 맺은 곳은 총 8곳이다. 코스피 상장사는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아이엠씨증권이 있다. 코스닥 상장사의 시장조성을 담당하는 곳은 △DB금융투자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한국아이엠씨증권이다. 

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는 11월 기준 코스피 상장사 281개와 코스닥 상장사 448개 종목에 대한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고 있다. 

장점만 있는 시장조성자?…부작용도 다수  

문제는 시장조성자 제도가 그동안 긍정적인 부분보단 부정적인 부분이 더 부각되어 왔다는 점이다. 

시장조성자 제도를 주식시장에 도입한 이후 시장조성 거래가 늘고 그 과정에서 공매도가 증가했다. 시장조성자는 공매도 금지시기에도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예외 대상이다. 

다만 공매도 과정에서 시장조성자들이 무차입공매도나 업틱룰(공매도에 따른 가격하락 방지를 위해 직전가격 이하로 공매도 호가제출을 금지하는 거래소 업무규정. A종목 주식 직전가격이 5만원이라면 공매도 호가는 5만원 이상 금액으로만 제출 가능) 위반 의심사례가 다수 나왔다.

지난 2020년 당시 국회 정무위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이후 줄곧 코스닥보다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유동성을 갖춘 코스피 시장 쪽에서 시장조성 종목이 훨씬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 2017년 1월부터 2020년 6월 사이 거래소가 집중 점검을 벌인 결과 시장조성자들의 불법 공매도 의심 사례도 적발됐다. 

아울러 2019년 김병욱 의원 발표에 따르면 업틱룰 적용면제를 받아왔던 시장조성자들의 공매도시 업틱룰 거래규모도 2014년 대비 2018년에는 무려 17조원까지 늘어났다. 이에 대해 당시 국회입법조사처는 "업틱룰이 면제된다는 점을 이용해 차익거래 등으로 호가 표시한 후 특정 종목을 대량으로 공매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예외조항에 대한 정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금감원은 2021년 9월 시장조성자 9개 증권사가 호가를 반복적으로 정정‧취소해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준 혐의로 48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시장조성자 제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금융위는 2021년 12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에 나섰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시장조성자의 주식시장 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업틱룰 면제도 폐지했다. 또 2016년부터 시장조성활동 지원을 위해 증권거래세 면제혜택을 줬지만 이 역시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또는 회전율 상위 50% 이상 종목에 대해 면세를 제외했다. 

다만 9개 증권사에 대한 금감원의 과징금 조치는 지난해 7월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호가 정정‧취소는 리스크관리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위법으로 볼 수 없다고 의결했다. 결과적으로 이들 증권사는 과징금도 부과 받지 않았다.

시장조성자도 공매도 전면금지할까? 

증선위의 최종적인 판단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선 시장조성자 제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유동성이 차고 넘치는 종목까지 시장조성자가 개입하고 있고 이들은 주가하락용으로 시장조성자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난 9일 정무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만약 시장조성자도 공매도 전면금지를 한다면 투자자 보호라든가 시장발전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의견을 들어보고 금감원에 적절한지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조성자를 제외하는 방안이 마냥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 2021년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업틱룰 면제 폐지, 면세혜택 축소 등을 시행한 뒤 지난해 8월 다시 시장조성자 계약체결이 이루어졌지만 직전 해의 절반 수준만 참여하는 등 부진한 반응을 보였다. 

또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일부종목에 대해 시정조성자 계약체결을 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내부 검토를 통해 시장조성자 운영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부터 시장조성 호가제출을 중단했고 거래소는 호가미제출 등으로 벌점이 누적됨에 따라 이번 달 안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대한 시장조성자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제도개선 이후 시장조성자 참여자가 줄고 중도 해지가 나오는 현상을 볼 때 공매도까지 참여가 불가능하게 되면 사실상 금융투자업계에선 시장조성자 참여유인이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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