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서 국내 상장사들의 영문공시를 볼 수 있게 됐다.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코스피 상장사들은 의무적으로 영문 공시를 제출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투자자나 영문공시자료가 필요한 국내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1월 1일부터 대형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문공시 제출을 의무화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월 발표한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방안'에 들어있는 '영문공시 단계적 확대방안' 중 1단계 의무화 시행에 해당한다.
내년부터 영문공시 의무화 1단계 실시
영문공시 의무화는 크게 2단계를 거친다. 1단계 시행기간은 2024년~2025년으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다. 이어 2단계 시행기간은 2026년으로 자산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로 영문공시 의무제출 대상을 확대한다.
내년부터 1단계를 시행하면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들은 영문공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다만 외국인 지분율 5%미만인 상장사는 의무제출 대상에서 빠진다.
모든 공시에 대해 영문공시를 제출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공시대상 항목은 △결산관련 사항(현금‧현물배당 결정) △주요의사결정(유상증자, 무상증자 결정) △매매거래정지 수반사항(주식소각 결정)으로 상장사의 중요정보가 발생했을 때 제출하면 된다.
다만 각 상장사 공시담당자들이 어떤 공시가 영문공시 제출의무대상인지 혼란을 느낄 수 있는 만큼 기업이 국문공시를 제출할 때 해당 공시가 영문공시 의무화 대상에 해당하면 이를 안내하는 팝업창이 뜰 예정이다.
영문공시 제출 기한은 한국거래소에 국문공시를 제출한 후 3일 이내다.거래소‧금감원, 영문공시 위한 서비스 개선
한편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영문공시 의무화 도입을 위해 지난 3월 유가증권 시장 공시규정 등 관련 규정 개정을 완료한 바 있다. 아울러 영문공시 플랫폼 개선작업과 교육 및 안내도 진행해 왔다.
거래소는 상장법인의 원활한 적응 및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번역업체의 번역지원서비스를 확대 실시하고 한국상장사협의회와 협력해 기업에 대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했다.
이어 네이버클라우드와 공동개발한 한국거래소-파파고(Papago)공시 전용 인공지능(AI)번역 시스템을 KIND 등 거래소 시스템을 통해 18일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영문공시를 제출할 때 각 상장사 공시담당자들은 공시전용 AI번역기를 이용해 초벌 번역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전자공시시스템(DART)를 운영하는 금융감독원은 상장기업이 DART편집기를 통해 법정공시(주요사항보고서 공통사항)를 제출하는 경우 영문공시 제출의무를 안내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금감원은 영문 DART시스템을 개선해 국문으로 법정공시 서류를 제출하면 자동으로 목차‧서식이 영문으로 바뀌는 기능과 주요 공시정보(81종)를 분석‧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제공 서비스인 'Open DART'의 영문서비스 구축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영문공시 1단계 의무화 시행을 통해 영문공시가 보다 활발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보접근 환경이 나아지고 우리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