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전수 검사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주요 지적 사례를 공개했다.
투자자와 약속한 집합투자규약과 다르게 펀드를 운용하거나, 임원이나 준법감시인이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하는 등 사례가 반복해 나타났다. 해당 운용사들은 자본시장법과 지배구조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금감원은 1분기 내 전수 검사를 마치기로 한 가운데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하기 위한 제재규정 마련도 서두를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사모운용사의 단순, 반복적인 위반 사례'를 발표했다.
금감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A자산운용은 집합투자규약에 증권형 사모집합투자기구로 명시해뒀음에도 실제로는 규약을 어기고 P2P대출채권에 투자했다.
금감원은 규약 상 편입비율, 투자한도 등을 위반하지 않도록 회계기준에 맞춰 계정과목을 제대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집합투자규약상 펀드 운용방법으로 제시하지 않은 수익증권 편입, 금전 대여 등을 통해 펀드 유동자금을 운용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펀드에 담긴 자산을 적정하게 평가하지 않은 사례도 드러났다. B자산운용은 차주 폐업으로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채권을 부도채권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전환사채에 대해서도 기한이익 상실에 따른 조기상환청구 청구 후 실제로는 상환받지 못했음에도 이 역시 부도채권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집합투자재산에 속한 자산으로서 부실화된 자산은 원리금 회수 가능성을 감안해 부실우려단계, 발생단계, 개선단계, 악화단계 등 4단계로 분류해 적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운용사는 발생단계로 분류하는 부도채권원금은 원금의 80% 이상을 상각처리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겸영, 부수업무 보고의무를 위반한 운용사들도 제재조치를 받았다. 금융투자업자는 겸영, 부수업무를 2주이내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C자산운용은 채무증권에 대한 투자매매업 또는 투자중개업 라이선스가 없는 상태에서 대출중개, 주선 또는 대리업무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대출채권 중개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결권 행사 내용을 공시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F자산운용은 의결권 공시대상법인 5개 주식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행사내용과 사유를 공시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임원 및 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의 겸직제한 위반 △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 미선임 △위험관리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이 적발됐다.
이들은 모두 제재 조치가 완료됐으며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금감원은 유의사항을 금융투자협회와 사모운용사에 안내하고, 운용사 내부통제 담당자 및 준법감시인 등과 간담회도 주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신생·소규모 사모운용사 임직원들이 관련법규를 숙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단순·반복적인 법규위반이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며 "경미한 위반사항이라도 반복적인 법규위반은 투자자보호를 저해하고 시장참여자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운용사 임직원의 자체적인 내부통제 강화 및 법규 준수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1분기 내 사모운용사 전수검사를 완료하고 아직 조치를 마치지 못한 사안들에 대해 제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이익을 훼손하는 등 중대한 위반 사안들에 대해 제재를 진행할 것"이라며 "동시에 제재 규정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시장에 경고 시그널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