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인수합병(M&A) 제도 개선을 위해 비계열사 간 합병에 적용했던 합병가격 산정규제 적용을 푼다. 이에 따라 앞으로 비계열사 간 합병시 금융당국이 규제하고 있는 합병산식을 적용하지 않고 합병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보다 자율적인 합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M&A 제도개선을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M&A 제도 개선을 위한 △비계열사 간 합병가액 산정 규제 개선 △공시 강화 △외부평가제도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먼저 비계열사간 합병시 기존에 적용했던 가격산정 규제를 의무화하지 않고 합병 당사자 간 자율적 교섭에 따라 합병가액을 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쳤다.
그간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합병가액 산식을 직접적으로 규율해왔다. 주권상장법인이 적용받는 이 산식은 이사회 결의일과 합병 계약일 중 앞선 날의 전일을 기준으로 최근 1개월간 평균종가, 최근 1주일간 평균종가, 최근일 종가를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한 후 산술평균한 값을 기준으로 합병가격을 정하도록 해왔다.
계열사 간 합병은 해당 산식을 적용해야 하고 비계열사 간 합병 역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합병가액 산식을 의무적으로 따라야했다.
하지만 비계열사 간 합병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의 합병가액 산식을 따르면서 기업간 자율적 교섭이 사라지고 기업의 구조개선을 방해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따라 개정된 시행령은 비계열사끼리 합병하면 합병가액 산식을 적용 받지 않는 것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이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해외 국가들은 합병가액을 금융당국이 직접 규제하지 않고 공시와 외부평가를 통해 타당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선례를 따른 것이다.
기업에 자율성을 부여한 만큼 혹시 있을지 모를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위는 비계열사 간 합병 시 외부평가를 의무화하고 이사회에 합병관련 의견서를 작성해 공시하도록 했다.
비계열사끼리 합병할 경우 외부평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고 외부평가기관이 합병관련 업무 수행 시 준수해야할 외부평가업무 품질관리규정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품질관리규정을 제대로 따랐는지 여부도 공시해야 하며 합병가액 산정과정에 관여한 경우엔 합병의 외부평가기관으로 선정될 수 없도록 했다.
또 이사회가 합병의 목적 및 기대효과, 합병가액, 합병비율 등 거래조건의 적정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해야 한다. 만약 합병에 반대하는 이사가 있다면 그 사유도 적어 의견서를 제출해 공시해야 한다.
이번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공포일은 11월 26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두산그룹 합병논란 등을 겨냥해 '계열사 간 합병가액 산정규제' 개선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비계열사 간 합병가액 산정규제 개선뿐만 아니라 계열사 간 합병가액 산정규제 개선 등 그간 지적되어 온 합병‧물적분할 등 사례에 있어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제도 개선 방안도 적극 검토‧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