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날(12일) 통신 3사에 1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통신 업종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하며 주가 상승을 점졌다. 최대 5조5000억원 수준의 과징금이 거론됐지만 예상보다 현저히 적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언론은 기존에 각 사별 과징금 규모가 최대 1조 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이 경우 주주환원 지속성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각각 300∼400억 원대 과징금이 결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앞서 공정위 심사관은 통신 3사의 담합 혐의와 관련해 총 3조4000억∼5조5000억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취지로 심사보고서를 작성했다. 통신 3사의 연간 순이익을 초과하는 규모의 과징금이 예상되면서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 실제 과징금 규모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부담이 줄었다는 평가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각 사 2024년 잉여현금흐름(FCF) 대비 약 2% 규모로 재무적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회계 내용도 2024년 결산 재무제표에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과징금이 2025년 실적 및 주주환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과징금 규모가 발표되며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규모 자체가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이 때문에 통신 3사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통신주는 관세 등 대외적인 이슈로부터 자유롭다"고 덧붙였다.
통신사가 과징금 불복 소송을 제기한다면 과징금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징금이 다행히 처음 예고된 금액의 10분의 1 수준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이제 해소됐고, 주가는 회복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통신사들은 400억원 내외의 과징금도 과도하다고 판단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통신서비스 업종에 대한 의견을 '긍정(Positive)'로 유지하고 KT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통신 3사 중 KT의 밸류에이션이 낮고 주주환원율이 높다. 안 연구원은 "전날(12일) 종가 기준 KT의 2025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7.4배로 경쟁사 SK텔레콤(9.5배), LG유플러스(8.1배)보다 낮다"며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KT의 주주환원율은 7.4%로 역시 SK텔레콤(6.3%)와 LG유플러스(6.1%)보다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