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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저격까지 난립'…당국, 금융상품 핀플루언서 마케팅 점검

  • 2025.04.03(목) 15:00

금감원, SNS·핀플루언서 마케팅 전수 점검 나서
유튜브·숏츠로 경쟁사 겨냥 바이럴 마케팅 활개
ETF 경쟁 속 검증없는 정보 무분별 확산 지적

금융감독당국이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마케팅 점검에 나선다. 최근 자사 공식 SNS 뿐 아니라 핀플루언서와의 콜라보를 통한 광고가 활개를 치면서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모니터링에 나선 것이다. 

이는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보수인하 경쟁 뿐 아니라 마케팅 분야에서도 과열 현상을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 유튜브 광고나 공식 SNS를 통해 경쟁사를 대놓고 저격하는 바이럴 마케팅이 눈에 띄게 많아지자 경고등을 켠 것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공식 SNS·핀플루언서 통한 광고 점검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공동으로 상반기 중 증권사와 운용사의 유튜브 등 SNS 마케팅을 전수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금감원과 금투협은 운용사의 ETF 광고 문구를 점검해 투자자가 오인할만한 문구를 수정하도록 시정조치 한 바 있다. ETF가 손실위험이 분명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목표수익률이 적힌 광고 때문에 투자자가 수익률을 보장받는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연장선으로 이번에는 각사 공식 SNS 광고를 점검키로 했다.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의 공식 홈페이지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광고는 금융투자협회의 심의 없이 내부 준법감시인의 심의만 받아도 게재할 수 있다. 당국은 이러한 규제 허점을 노린 마케팅이 있는지 살핀다.

동시에 핀플루언서 채널을 통한 광고도 점검한다. 핀플루언서는 '파이낸스'와 '인플루언서'의 합성어로 온라인을 통해 재테크, 금융분야 정보를 전달하는 유튜버, 블로거 등을 뜻한다. 몇 년새 핀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금융투자회사들과의 대표적인 광고 채널로 자리잡았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금융상품판매업자가 아닌 자는 모바일 앱 등 서비스나 이벤트를 홍보할 수 있지만, 금융상품을 광고할 수 없다. 따라서 핀플루언서가 ETF 등 금융투자상품을 홍보하는 것은 규정에 어긋난다.  
 
금투협 관계자는 "서비스나 이벤트, 앱 사용방법 등에 관한 이용후기 광고는 인플루언서가 할 수 있지만, 상품광고는 금융투자회사 직원과 같이 진행해야 한다"며 "핀플루언서 광고와 자체 채널 광고를 규정에 맞게 하고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경쟁사 견제 SNS 마케팅 난립

당국이 이같이 점검에 나선 건 최근 금융투자회사들이 공격적으로 SNS 마케팅에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 

운용사들은 자사 공식채널에서도 대놓고 경쟁사를 저격하는 네거티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일례로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투자의 핵심은 수익률, '미래'를 앞서간다'라는 문구를 내건 광고영상을 게시했다. 

경쟁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연초 미국 대표지수 ETF 보수 인하와 함께 '실부담비용 최저'를 강조하자, 이를 의식한 광고다. 또한 삼성자산운용은 '진짜 중요한 건 실비용이 아닌 실비용을 반영한 수익률'이라는 내용의 숏츠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반대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이 버퍼형 ETF를 출시하자 자사 채널에 '버퍼 ETF는 정말 하락을 막을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숏츠를 올렸다. 해당 영상은 '버퍼 ETF는 하락을 막을 수 있을까'를 OX퀴즈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방어선(다운사이드 버퍼) 이상으로 손실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핀플루언서까지 동원한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업계에선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당국에서도 이에 경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부문 부원장은 지난 1일 진행된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S&P500나 코스피200 등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특정 ETF에서 순위경쟁을 하거나 뒷단에서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운용사들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과하게 돈을 쓰고 있다"며 "단순히 마케팅 비용을 문제삼긴 쉽지 않겠지만 정제되지 않은 정보가 나가다보면 투자자들에게 오해를 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운용사간 견제가 심해진 건 사실"이라며 "증권사들이 운용사 눈치를 보느라 1, 2위 운용사 펀드의 유동성공급자(LP) 업무를 동시에 맡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운용사들의 과열된 시장점유율 경쟁을 눈여겨보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 금감원장 주재로 자산운용사 CEO를 소집할 예정이다. 간담회에선 보수 인하 경쟁을 비롯한 마케팅 과열 현상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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