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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홈플러스 채권 '고정'으로 분류했지만…순이익 방어

  • 2025.05.15(목) 09:18

지주, 홈플러스 충당금 178억·준비금2255억 적립
증권, 제로 수수료 이벤트 비용 부담에 영업이익 ↓
"연내 발행어음 인가 신청·내년 WTS 출시 예고"

메리츠금융지주가 홈플러스 대출채권 투자금 회수를 자신하면서도 재무상으론 해당 채권을 '고정' 자산으로 분류했다. '고정'은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 자산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에 돈을 가장 많이 빌려준 메리츠증권은 고정 이하 자산이 대폭 늘었다. 다만 충당금 보다는 대부분 대손준비금으로 쌓아 대응키로 하면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오히려 48% 성장했다. 회사는 추가 충당금을 적립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홈플러스 관련 충당금·준비금 적립 완료…추가 적립 가능성 낮아

지난 14일 메리츠금융지주 실적발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874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82억원으로  4.8% 감소했다.

당초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의 회생신청으로 관련 충당금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충당금 적립액이 많지 않은 덕분에 순이익에는 타격이 적었다.  

작년 5월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3사는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이중 메리츠증권은 6551억원을 대출해줘 익스포져(위험 노출 금액)가 가장 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신탁 담보 가치가 4조8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이번에도 재차 강조했다. 오종원 메리츠금융지주 위험관리책임자(CR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홈플러스 대출채권과 관련해 "회생계획이 진행되더라도 원리금 회수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메리츠 3사는 홈플러스 대출 채권을 '고정' 자산으로 분류했다. 금융투자업자는 보유한 채권을 회수 가능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한다. 고정에서 추정손실까지 자산은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가 불확실한 경우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대출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메리츠증권은 고정이하 채권 금액이 작년말 6049억원에서 1조3216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고정이하 여신 비율도 3.4%에서 6.5%로 상승했다.

그러면서 부실 채권에 대해서는 충당금보다는 대부분 대손준비금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고정으로 분류한 채권에 대해 20%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데, 충당금으로 다 채우지 못할 경우 나머지는 대손준비금으로 메울 수 있다. 충당금은 영업비용으로 분류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준다. 반면, 대손준비금은 충당금과 달리 영업비용으로 잡히지 않고 세법상으로만 자산 차감 계정으로 분류돼 손익에 영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지주 전체는 홈플러스 채권과 관련해 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을 각각 178억원, 2255억원을 쌓았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말 충당금 잔액은 작년 말 대비 872억원 줄어든 반면 준비금 잔액은 1292억원 늘었다. 오종원 CRO는 "분기당 240억원의 (홈플러스 대출 채권) 이자가 발생하는데 2월말에는 이자를 수령했고 향후 이자에 대해선 회생계획이 진행되는 대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며 "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의 추가 적립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제로 수수료 비용 부담에 영업익은 뒷걸음

홈플러스 채권 외에 메리츠증권의 실적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요인은 리테일 사업 비용이다.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는 리테일 사업 확장 차원에서 진행한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 여파가 컸다. 메리츠증권은 2026년까지 국내, 해외 증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관련 비용으로 인해 위탁매매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6% 뒷걸음 쳤다. 다만 투자자 예탁자산이 늘면서 자산관리 부문은 43% 증가했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는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을 시작한지 6개월이 경과한 지금 'SUPER 365 계좌' 고객 자산은 7조원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월간 해외주식거래 약정액도 10조원이 넘어서는 등 디지털채널 고객 확대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그러면서 "2026년 말까지 부담하는 (프로모션) 비용을 약 10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현재까지 실제 발생한 비용은 당초 예상치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 웹트레이딩 플랫폼을 출시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기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한계를 넘어서서 차원이 다른 획기적인 투자 플랫폼을 만들고자 선도 테크 기업 출신의 우수한 인재들이 중심으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며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를 표방하는 만큼 해외 금융 플랫폼과의 제휴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의 기업금융(IB) 부문은 양호한 딜 발굴 덕분에 64% 늘었으며, 자산운용 부문은 투자자산 배당금 및 분배금 이익이 증가하며 14% 성장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는 연내 신청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는 "발행어음 인가 신청은 5월 TF를 가동하면서 준비 중"이라며 "금융당국의 종투사 제도 개편 스케줄에 맞춰 연내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부동산 기업금융 확장 및 자금조달 원천 다변화에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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