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자율차, 핀테크 등 신기술·신서비스 창출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일정 조건 하에 규제 면제·유예)'가 도입된다. 5세대(5G) 통신 서비스와 사물인터넷(IoT), 10기가바이트(GB) 인터넷망 등 첨단 네트워크 인프라를 조기 상용화, 지능화 기반의 산업 혁신을 가속화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4차산업 혁명을 앞당겨 일자리 걱정없는 사람 중심의 사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9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21개 정부부처와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합동으로 작업한 '혁신성장을 위한 사람 중심의 4차산업혁명 대응계획'을 브리핑했다. |
정부는 30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제2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4차 산업혁명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인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범정부 차원의 큰 그림으로, 그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21개 부처가 합동으로 작업하고 4차산업혁명위와의 논의를 거쳐 확정했다.
이번 계획은 그동안 총론 위주의 추상적 접근을 넘어 국민이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게 정부 각 부처와 민간 기구인 4차산업혁명위가 공동으로 협의,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와 스마트시티·제조업·교통·이동체·복지·에너지·환경·금융·안전·농수산업·국방 등의 주요 산업 분야에 지능화 기술을 융합,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지능화 기술 연구개발(R&D)에 총 2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창의·도전적 연구를 촉발하는 연구자 중심의 연구개발 체계를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19년 3월까지 세계최초로 5G 조기 상용화에 나서고 주요 산업별 빅데이터 전문센터를 육성하는 등 산업 생태계를 조성키로 했다. 10조원 규모 혁신모험펀드 조성 및 4차산업혁명 유망 품목의 공공기관 우선구매대상 포함 등 세부 사항도 마련했다.
특히 신서비스와 신기술 성장에 발목을 잡는 규제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과감하게 뜯어 고칠 계획이다. 내년부터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추진하고 산업별 규제 제도를 혁신 친화적으로 재설계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자율차는 운전자를 전제로 하고 있는 기존 도로교통법령의 정비를 오는 2020년까지 추진한다. 드론 분야에선 이미 야간 및 가시권 밖의 비행 허용을 위한 특별 승인제 등 하위법령을 정비한 바 있다.
자율 운항선박의 합법적 운항을 위해 선박직원법 등을 오는 2022년까지 개선할 예정이다.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선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한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하고 소규모 전력 중개시장 개설 등 제도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고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일자리 마련 방안도 내놓았다. 우선 핵심인재 성장 지원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지능화 기술 핵심인재 4만6000명을 육성하기로 했다.
스마트공장과 드론 등 신산업 분야에도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양성키로 했다. 인공지능 등 부족한 분야의 해외 우수 신진연구자와 고급과학자를 전략적으로 유치키로 했다.
고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과 로봇 등 신기술 훈련과정 개설하고 스마트 제조분야 직무전환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맞춤형 취업정보도 제공하기로 했다.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으로 고용보험 적용 확대, 이직자의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 등 관련 법 개정을 내년 상반기부터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 대한 4차산업혁명의 경제적 효과(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분석)가 2022년 기준 최대 128조원 발생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지능형 제조로봇 등 신규매출 증대(10조5000억∼24조1000억원), 간병비용 감소 등 비용 절감(20조7000억∼55조4000억원), 자동차 사고 감소 등 소비자 후생 증가(19조6000억∼48조6000억원) 등으로 제시했다.
또한 2022년까지 신규 일자리 창출은 신규매출 증대(10조5000억~24조1000억원) 예측치에 따라 16만2000명∼37만1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