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유례없는 성장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달성했으나 스마트폰 사업에선 뚜렷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에 머무르고 있는데다 중국 제조사들의 득세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때 삼성전자의 핵심 매출원이던 스마트폰 사업이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5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8년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사상최대인 17조500억원이다. 이는 전분기 14조8700억원보다 18% 늘었고 전년동기(14조5300억원)에 비해서도 20% 성장한 수치다.
잠정 매출은 전분기 58조4800억원에 비해 7조원 가량 늘어난 65조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동기 62조500억원에 비해서도 3조원 증가한 호실적이다.
증권가 추정 영업이익이 17조2000억원(에프엔가이드 집계치)인 것을 감안하면 올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 1분기에 세운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15조6422억원)을 갈아치운 것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투자자 편의를 위해 지난 2009년 7월부터 분기 실적 예상치를 내놓고 있으나 각 사업별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증권가에선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들어 매분기 1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반도체 사업이 3분기에는 이보다 더 불어난 1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와 달리 스마트폰 사업은 힘이 빠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IM(정보기술·모바일) 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대략 2조원 초반대. 신한금융투자 추정치는 2조980억원으로 전분기 2조6700억원에 비해 6000억원 가량 빠진 수치다. 전년동기(3조3000억원)에 비해선 무려 1조2000억원이나 뒷걸음질쳤다.
아울러 3분기 추정 매출은 25조1660억원으로 전분기 24조원에 비해 1조원 가량 확대됐으나 전년동기 27조7000억원에 비해선 2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가 그칠 줄 모르는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에 세트 분야이자 한때 삼성전자의 간판인 스마트폰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 것은 시장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포화 상태인데다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과 성능을 무기로 치고 올라오면서 사업 환경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선적량에서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의 제조사들은 전년동기대비 두자리수의 성장률을 보인 반면 삼성전자는 마이너스 10% 성장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나마 지난 8월말 출시한 하반기 전략폰 갤럭시노트9에 힘입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200만대로 전분기(7100만대)보다 소폭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로 인한 마케팅비 확대에다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에 부담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4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갤럭시노트9 출시 효과가 줄어드는데다 애플과 LG전자 등 글로벌 프리미엄폰 강자들과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이 추정한 올 4분기 IM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조6000억원, 1조8000억원이다. 매출은 3분기보다 3조원이나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뒷걸음질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갤럭시폰 최초의 트리플 카메라폰인 갤럭시A7을 이달 중으로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트리플 카메라는 3개의 렌즈를 달아 사람의 시야각과 같은 장면을 촬영하거나 증강현실 등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LG전자의 하반기 전략폰 V40 씽큐도 후면에 처음으로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