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 요금제 4종을 만들고 '쿠폰'처럼 추가 요금을 내면 데이터를 충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고령층과 만 34세 이하 이용자 대상의 요금제도 선보이는 등 정부의 통신료 부담 완화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5G 요금제를 쏟아냈다.
24~110GB 구간 요금제 새로 추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의 5G 중간 요금제를 발표했다. 지난달 1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의 후속 조치라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이번에 SK텔레콤이 신고한 5G 요금제는 크게 중간 요금제 4종, 노인 이용자를 위한 요금제인 '5G 시니어 요금제' 3종, 만 34세 이하 청년 이용자 대상인 '5G 청년 요금제' 11종과 청년 온라인 요금제 7종으로 나뉜다.
SK텔레콤은 24GB 구간 이용자가 추가 금액을 지불하면 데이터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24GB에서 110GB 사이 요금제를 추가했다. 추가할 수 있는 데이터는 37GB, 54GB, 74GB, 99GB다. 요금은 각각 3000원, 5000원, 7000원, 9000원이다.
기존 5G 중간 요금제인 '베이직 플러스(24GB, 5만9000원)' 이용자가 기본 제공 데이터를 소진했을 경우 쿠폰을 구입하는 것처럼 3000원부터 9000원까지 추가 금액을 지불해 데이터를 충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중간 요금제와 충전 서비스는 오는 5월1일부터 가입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구간 신설로 월 데이터 사용량이 24~110GB인 이용자는 요금제 변경을 통해 월 최대 7000원의 통신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노인·청년 대상 요금제 신설
노인 이용자 대상의 5G 시니어 요금제는 나이에 따라 5G 시니어 A형(만 65세 이상), B형(만 70세 이상), C형(만 80세 이상)으로 구성됐다.
A형은 월 4만5000원에 5G 데이터 10GB를, B형은 4만4000원에 9GB를 기본 제공한다. C형은 A형보다 3000원 낮은 가격으로 8GB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기본 데이터를 소진하면 추가 요금 없이 1메가비트(Mbps) 속도로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시니어 요금제는 오는 30일부터 가입할 수 있다.
오는 6월1일부터 이용할 수 있는 5G 청년 요금제는 청년 요금제는 일반 중간 요금제와 이용 방식이 같다. 월 5만9000원(36GB 제공) 이용자가 데이터가 부족한 달에 3000원에서 9000원을 추가로 지불해 데이터를 충전하는 식이다.
청년 요금제의 특징은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일반 요금제 대비 최대 50%까지 늘어났다는 점이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만 34세 이하 가입자의 특징을 고려해 만들었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청년층의 특징을 반영해 타인과의 데이터 공유와 테더링(기기 간 데이터 공유) 한도를 통합·확대했다고 밝혔다. 로밍 요금의 50%를 줄이는 혜택과 영화 관람, 카페 이용 시 할인을 제공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너무 복잡해"…이용자 혼란 우려도
이날 브리핑에선 요금제가 지나치게 많이 추가되면 이용자가 선택할 때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0종이었던 5G 요금제가 45종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에 대해 "예전엔 요금제가 부족해서 국민의 요금제 선택권이 제한됐다"며 "과기정통부는 이용자를 상대로 요금제 절감 효과를 안내하고, 통신사도 다양한 대책을 통해 요금제 출시를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월과 5월, 6월에 순차적으로 5G 요금제가 나오는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가입 대상자에게 안내할 계획"이라며 "요금제의 선택과 가입 과정에서 이용자의 혼선이 없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내부 검토를 거쳐 5G 요금제를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고객의 통신 이용 패턴을 감안해 새로운 5G 중간 요금제와 시니어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고 있으며, 국민 눈높이를 고려한 요금제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