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테라, 루나 사태 이후 주춤했던 '김치코인' 상장이 올해 들어 다시 늘고 있다. 상반기 급감한 거래량을 회복하기 위해 일부 거래소들이 신규 김치코인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치코인은 발행사의 주요 경영진이 한국인이거나 거래 대부분이 국내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가상자산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올해 가장 많은 김치코인을 신규 상장한 곳은 빗썸이다. 빗썸은 최근 엔터버튼(ENTC), 슈퍼워크(GRND)를 비롯해 연초부터 지금까지 총 16개의 김치코인을 상장했다.
이 기간 단독 상장은 빅스코(VIX), 레저메타(LM), 팬시(FANC), 클레이다이스(DICE), 톡큰(TALK) 등 10개에 이른다. 온버프(ONIT), 아하(AHT) 등 6개는 업비트 등 다른 거래소에 이미 상장된 코인들이다. 빗썸은 지난해 하반기 4개의 김치코인을 상장하는데 그쳤으나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배 이상 상장을 늘렸다.
코인원도 올해 김치코인 5개를 상장했다. 유통량 이슈로 다른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위믹스(WEMIX)를 단독 재상장했고, 하바(HVH), 슈퍼워크(GRND)를 5대 거래소 최초로 상장했다. 온버프(ONIT)와 오브시티(ORB)는 타 거래소에 이미 상장된 것을 가져왔다.
고팍스는 2개를 상장했다. 단 로아코어(ROA)와 하바(HVH)는 각각 빗썸과 코인원에 상장된 코인들로 단독 상장은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상장을 늘리면서 김치코인을 다수 상장했지만 올해는 줄어든 모습이다.
업비트와 코빗은 올해 김치코인을 상장하지 않았다. 업비트는 지난해 말 김치코인이 총 29개였으나 현재 27개로 2개 줄었다고 밝혔다.
일부 김치코인 90% 폭락..."투자 신중해야"
올해 알트코인 시세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와중에 5대 거래소들이 새로 상장한 김치코인 중 몇개는 그나마 견조한 시세를 이어갔지만, 상당수 김치코인은 시세가 50~90%가량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빗썸에 상장한 빅스코(VIX)는 상장 당일 시가 61원에서 상장빔을 쏘아 올려 280원까지 급등했다가 지금은 13원대에 거래돼 고점대비 95% 가량 폭락했다. 2월에 상장한 레저메타(LM)도 시가 900원에 상장돼 15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31원대에 머물러 고가대비 97%가량 폭락했다. 코인원에서 거래 상위에 올라있는 위믹스(WEMIX)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2월 재상장 354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860원대로 고점대비 70% 이상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망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K코인은 블록체인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하다"면서도 "한 거래소에 단독 상장돼 거래물량이 국내에만 집중돼 있는 K코인들은 급격한 시세변동 가능성이 있어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도 보고서를 내고 김치코인은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취약하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김치코인의 91.3%에서 펌프앤덤프 양상이 관찰된다"며 "시가총액이 작고 유동성이 부족한 김치코인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