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넓은 전시장에는 인디게임 팬들, 그리고 게임 소개에 열중한 인디게임사 관계자로 가득 찼다.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 김 모 씨(32)는 "인디게임 팬이라 저 멀리 경남 창원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왔다"며 "인디게임은 기존 게임사에서 볼 수 없고 독특한 실험이 이뤄지는 K-게임의 미래"라고 말했다.
김 씨의 말처럼 인디게임사들은 힐링 게임, 리듬과 액션을 합한 게임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을 들고 인디게임·문화 축제 '버닝비버(Burning Beavaer) 2023'에 참여했다. 버닝비버는 열심히 나무를 모아 자신의 몸집보다 더 큰 댐을 짓는 비버처럼 자신의 게임을 만드는 창작자를 뜻한다.
행사장 입구는 '비버월드로의 모험'을 주제로 한 포토존, 기획 전시가 있었다. 기획 전시 '버전(Ver.) 0.0.1'에서는 △게임개발사 '데카트리게임즈'의 '편집장' △'아스테로이드제이'의 '닌자일섬' 등 10개의 인디게임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직접 이용해 볼 수 있었다.
행사 초반부터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인디게임 개발사 '원더포션'이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유통(퍼블리싱)하는 PC·콘솔 액션 게임 '산나비' 부스였다. 지난달 정식 출시된 산나비는 사이버펑크(기계화된 암울한 미래 세상)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부스 내 컴퓨터 모니터는 사이버펑크 특유의 형광색 분위기 화면으로 가득 찼다.
산나비 부스에서 체험을 기다리고 있던 한 모 씨(25)는 "해외에서 스토리, 그래픽 등 좋은 평가를 받았던 산나비를 이번 행사에서 가장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게임 유통망 스팀에 따르면 1일 기준 산나비의 평가는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다. 500개 이상의 리뷰 중 95% 이상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뜻이다.
오전 10시에 문을 연 이번 행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행사장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좀비메이트'가 제작한 힐링 게임 '고양이와 비밀레시피' 부스에는 애묘가들로 붐볐다. 부스에 설치된 태블릿PC에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열심히 요리하는 모습이 나와서다.
좀비메이트 관계자는 "PC 등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할 준비는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하진 않았다"며 "내년 중순쯤 이 게임을 모바일 게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듬게임 팬들은 '비아 스튜디오(VIA studio)'가 개발한 리듬 액션게임 '헤일링 프롬 디 어비스(Hailing from the Abyss)' 부스로 향했다. 음악에 맞춰 내려오는 화살표를 눌러 즐기는 리듬 게임과 형식은 비슷하지만, 연속으로 박자에 맞춰 쌓이는 '콤보'에 따라 이용자의 캐릭터가 적을 공격하는 액션 요소도 갖췄다.
비아 스튜디오 관계자는 "기존 리듬게임은 배경이 평범하지만, 음악에 맞춰 게임 배경이 상호작용하는 요소를 더해보자는 의견에 따라 개발을 했다"며 "헤일링 프롬 디 어비스는 다음달 중 PC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가 주최한 버닝비버는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다. 이번 축제는 작년(80개)보다 그 규모가 더 커진 90개의 게임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버닝비버는 오는 3일까지 DDP 아트홀과 온라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