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파이브가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성격의 CB(전환사채) 발행으로 120억원을 조달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신한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안으로 IPO(기업공개)를 추진한다. 또한 주요 기업과 컨소시엄 '스테이지엑스'를 꾸려 제4이동통신 산업에 도전 중이나, 자본금 확충 능력 논란에 휩싸여 삐그덕거리고 있다.
120억원 CB 발행…RCPS도 2차례 발행
4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달 2일 12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전환청구 기간은 2025년 5월 3일부터 2029년 4월 30일까지다. 전환가액은 31만2265원으로 100% 전환할 경우 3만8428주가 발행된다.
스테이지파이브는 브랜드 '핀다이렉트'를 운영 중인 알뜰폰(MVNO) 사업자다. 스테이지파이브는 '풀 MVNO'를 표방하고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아 수년간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해왔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1차례에 걸쳐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으며, 지난 1월 각각 5억원 규모의 RCPS를 2차례 더 발행했다. 지난해 말 기준 스테이지파이브의 RCPS부채와 파생상품부채는 약 1809억원으로 집계됐다.
스테이지파이브의 CB는 이번 것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발행했다. 2020년 9월 45억원, 11월 30억원 규모로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달 발행한 3회차 사모 전환사채는 120억원 규모로 지금까지 발행한 CB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스테이지파이브 관계자는 "프리 IPO 성격의 투자유치건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제동 건 과기부…자금조달 우려↑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해 말 주요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5G(5세대 이동통신) 28GHz 주파수 경매에 참여했다. 제4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는 동명의 준비법인을 설립하고 낙찰가의 10%인 430억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스테이지엑스는 시작부터 재무안전성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컴소시엄 주관사인 스테이지파이브가 만년 적자경영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해도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결손금만 2000억원이 넘는다. 스테이지파이브는 RCPS 형태의 외부투자유치금이 부채로 인식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예정과 달리 스테이지엑스가 초기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도 우려를 키웠다. 앞서 스테이지엑스는 초기 자본금으로 2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달 초까지 500억원 규모만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지엑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원을 더 확보할 계획이나 자금조달 능력과 관련한 의구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납입계획을 입증할 자료를 다시 제출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스테이지파이브가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안정적 자금 조달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주파수 할당 대가만 아직 90%를 더 납부해야하는데, 초기 자본금도 마련하지 않고 외부 자본만 유치하려 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모기업이 IPO에 성공한다고 해도 의구심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