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CEO(최고경영자)가 미국 대선결과와 상관없이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없다고 자신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3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 고위 임원들도 SEC의 가상자산 전쟁을 두고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판사들이 내린 법적 판결에 근거한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SEC는 지난 2020년 12월 가상자산 리플(XRP) 발행사인 리플랩스를 미국 뉴욕남부지방법원에 미등록 증권을 판매했다며 기소했다. 당시 SEC는 리플랩스가 8억7600만달러의 민사벌금과 같은 금액의 이익 반환금, 이자까지 포함해 약 20억달러(2조6856억원)를 내도록 요구했다.
SEC와 리플랩스의 수년간에 걸친 법적공방은 사실상 리플랩스의 승소로 끝났다. 법원은 지난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한 리플은 증권이라고 볼 수 없다고 약식 판결했다.
법원은 지난달 7일 1억2500만달러(1678억원) 수준의 벌금 지불을 명령하면서, 지난해 내린 약식판결을 확정지었다. 이는 SEC가 요구한 금액의 6% 수준에 불과하다. SEC가 이 결정을 뒤집고자 한다면, 판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항소해야 한다.
갈링하우스 CEO는 "리플은 최근 SEC와의 소송에서 커다란 승리를 거뒀다. 우리는 가상자산 시장을 대변해서 싸우는 것이고, 법은 옳은 편에 설 것이라고 말씀드렸다"면서 "SEC가 벌금형을 요청했지만 법원은 감액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플랩스와 SEC 간 소송 결과가 가상자산 사업을 위한 중요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 항소하더라도 SEC가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돌아보면서 일시적으로 극복해야 했던 작은 장애물로 생각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리플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요동쳤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가상자산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추진해온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이 연임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갈링하우스 CEO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겐슬러 위원장의 임기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데 돈을 걸겠다"며 자신했다. 그는 겐슬러 위원장이 법적근거가 없는 용어인 '디지털자산증권'을 만들어 사용하고, 판사들도 SEC가 법적 근거가 없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이날 한국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리플도 적극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 특히 시중은행이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서비스를 위해 블록체인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에 주목했다.
리플은 앞서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해외송금서비스 도입을 검토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여전히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추가 협업의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리플은 한국 블록체인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고려대학교에 이어 연세대학교와 블록체인 학술 연구 프로그램인 우브리(UBRI) 협약 체결도 밝혔다. 연세대학교는 글로벌 기준 58번째, 아시아·태평양 기준 12번째 파트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