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은 4일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17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보령파트너스는 김정균 보령 대표가 지분 88%를 보유한 투자회사로 최근 보령바이오파마를 매각하면서 32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현금을 쥐게 됐다.
이번 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1809만7207주이며, 신주 발행가는 주당 9670원이다. 납입일은 오는 13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29일이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보령에 대한 김 대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증자로 보령의 최대주주인 보령홀딩스의 지분율은 37.1%에서 29.4%, 김은선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10.4%에서 8.2%로 각각 줄어든다.
김 대표는 다르다. 현재 그의 지분율은 1.2%에 불과하지만 증자로 주주대열에 합류하는 보령파트너스 지분(20.9%)까지 포함하면 보령의 지분 21.8%를 확보한 2대 주주가 된다.
보령은 장기적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투자 재원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령은 증자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공장과 설비를 증설하고 전략적 필수 의약품을 중심으로 자가제품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국가적으로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인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현재 고성장 중인 제약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전략적 필수 의약품을 인수하고 공급, 유통하는 사업모델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고, 글로벌 의약품 대량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기반을 다진다.
보령이 지난 2022년부터 추진 중인 '휴먼 인 스페이스(Humans In Space)' 사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갈 예정이다. 인류의 우주 장기 체류에 핵심적인 인프라와 우주 의학 관련 사업 역량을 확보해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높이고 우주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보령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를 대규모로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으로 자본금 감소는 없을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장기적으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투자와 시장 선점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견고한 재무 실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