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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셀트리온 공통점 셋

  • 2013.09.24(화) 11:20

①창립이후 최대 위기
②우회상장 ③자원개발 투자 실패

동양과 셀트리온. 요즘 언론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기업들입니다. 한쪽은 건설·플랜트를 주력으로 삼고 있고, 다른 하나는 바이오시밀러 부문의 선두업체입니다. 전혀 별개인, 두 기업은 자세히 보면 닮은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첫번째 공통점은 최근 사상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입니다. 자금난에 빠진 동양그룹은 ‘자매기업’ 오리온이 자금지원 요청을 끝내 거절했고, 공매도 세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한 셀트리온은 금융당국이 오히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미공개 정보 이용과 시세조정 혐의가 있다고 잠정 결론 내린 상황입니다. '등 돌린 오리온'..동양 최대 위기 셀트리온 '운명의 날' 9월25일

두 기업 모두 이번주가 최대 고비입니다. 동양그룹은 이번주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원 가량의 기업어음을 막아야하고, 셀트리온은 오는 25일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 결정에 따라 운명이 결정됩니다. 최악의 경우, 동양그룹은 일부 계열사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셀트리온은 금융당국에 의해 검찰에 고발될 수 도 있습니다. 

우회상장도 닮은 점입니다. 셀트리온은 2008년 오알켐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습니다. 몇 차례 유가증권 시장 직상장에 실패한 셀트리온은 인쇄회로기판(PCB) 약품업체 오알켐을 통해 우회상장했습니다. 2002년 동양메이저에서 분리된 동양시멘트는 2010년 코스닥 상장사 골든오일을 통해 ‘뒷문’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습니다.


마지막 공통점은 자원개발주에 투자했다는 점입니다. 동양시멘트가 우회상장의 껍데기로 이용했던 골든오일은 유전개발업체입니다. 2008년 동양이 골든오일에 투자할 당시 서부텍사스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에 육박하는 등 세계적으로 자원확보 붐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골든오일이 보유한 광구는 현재까지 대부분 탐사단계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자, 올해 초 동양시멘트는 에너지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다시 분리했습니다. 동양이 골든오일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돈만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골든오일은 동양이 스스로 힘으로 구조조정에 성공하지 못한 결정적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초까지 코스닥에 상장된 자원개발업체 테라리소스 주식 55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당시는 테라리소스가 러시아에 시추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원유 판매 매출 50억원을 달성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할 때입니다. 하지만 지난 6월 변두섭 예당엔터 회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예당엔터와 함께 계열사인 테라리소스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셀트리온제약은 보유중인 주식을 팔고 나왔지만, 28억원 정도의 손실은 피할수 없었습니다. ☞셀트리온, 테라리소스에 수십억 물렸다

자원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기업의 판단입니다. 그 결정 자체를 가지고 ‘옳고 그르다’를 판단할수 없습니다. 문제는 경영이 어려워지고, 기업에 부실 징후가 나타날 때 마지막 출구로 자원개발에 투자한다는 점입니다. 공매도 세력과 맞서겠다며, 주식을 담보로 돈을 끌어쓴 셀트리온이나,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주력 사업인 건설과 시멘트 사업이 부진에 빠진 동양이 선택한 것은 자원개발투자였습니다. 하지만 자원개발업은 성공은 로또에 가깝습니다. 코스닥업계에서 자원개발주로 업종을 변경해 결국 상장폐지된 수많은 기업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피해가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4만9000여명, 투자한 돈은 4000억원이 훌쩍 넘습니다. 회사채는 발행한 기업이 상환 기일전에 부도나면 투자금을 한 푼도 회수 할 수 없습니다. 셀트리온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4조7000억원에 이릅니다. 여기에 투자한 대부분이 ‘개미’들입니다.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코스닥 사상 최악의 개미 잔혹사가 연출될수 있는 상황입니다. 동양 회사債 '대박'인가 '폭탄'인가?

 

비슷한 시기에 위기에 봉착한 셀트리온과 동양. 다른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갈길도 다릅니다. 몇가지 실수도 있었지만 싸잡아 비난받을 정황도 아니고 포기할 상황도 아닙니다. 다만 이들은 지금 '필연'의 공통점이 하나가 더 필요할 뿐입니다. 성공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기업을 위해서라도,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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