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들이 건설 계열사에서 받는 보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경영 환경이 어려운 건설사에서 수 십억원 대의 보수를 챙긴 것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는데, 이 때문에 급여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의 허창수 회장과 허명수 사장, SK그룹 최창원 부회장, 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 두산건설 박정원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는 등기임원 자리를 내놓으면서 보수 지급 명시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했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1일 시공능력평가액 20위내 건설사들의 2014년 회계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등기임원으로 건설사로부터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대기업 총수 일가는 5명뿐이었다.
오너 일가로 명단에 오른 이는 한화건설에서 퇴직금 23억3200만원을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비롯해 롯데건설에서 각 5억원씩을 받은 신영자 롯데호텔 사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한라 정몽원 회장(9억7100만원), 코오롱글로벌 이웅열 회장(7억원) 등이었다.
2013년의 경우 최창원 SK건설 전 부회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61억여원, 허창수 GS 회장이 17억여원 받는 등 총 8명이었다. 이후 이들 중 일부는 실적 악화에도 과다한 보수를 받았다는 여론의 눈총을 받고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기도 했다.
전문경영인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최고경영자(CEO)는 김현중 전 한화건설 부회장으로 퇴직금 21억4000만원을 포함해 23억7000만원을 받았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취임 첫해 총 20억18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최 사장은 삼성카드 사장으로 있던 2013년 받은 28억3300만원에 비해 보수가 8억원 가까이 줄었지만, 퇴직금을 제외하고 매년 받는 급여와 상여금만 따질 경우 건설업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기록했다.
이어 현재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정동화 포스코건설 전 부회장이 퇴직금 13억8100만원을 포함해 18억원을 받았고, 올해 삼성BP화학 대표로 자리를 옮긴 전 상영조 삼성물산 부사장이 14억여원을 받았다.
또 작년 현직에서 물러난 김외곤 태영건설 전 사장이 퇴직금 포함 11억3032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전년보다 6000만원 오른 10억8600만원을 지급받아 현직 건설인 가운데 2번째로 연봉이 높았다.
이밖에 퇴직금 없이 보수가 5억원을 넘은 현직으로는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8억7200만원),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8억6700만원),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7억1300만원) 등이 있었다.
또 삼성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긴 한민호 삼성엔지니어링 전무(6억1000만원),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부사장(5억6800만원)도 명단에 올랐다. 양희선 두산건설 사장은 급여와 상여금 등 보수 5억6083만원 외에 행사가격 1만7000원인 주식매수선택권 8900주를 받았고,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은 5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림산업과 GS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 쌍용건설, 금호산업 등은 보수총액 5억원 이상인 등기이사가 없었다.
▲ 시공능력평가 20위내 기업 중 주력사업이 건설이 아닌 두산중공업과 2014년 사업보고서 제출 않은 호반건설, 부영주택제외. 29위 삼성엔지니어링 포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