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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래미안 원베일리'가 보여준 역설

  • 2021.06.09(수) 07:20

강화된 대출규제, 현금부자만 청약 가능
분상제도 무의미…로또청약 부자들 잔치

'현금 부자만 노릴 수 있는 강남 로또 청약'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가 드디어 분양합니다. 올 상반기 분양 단지 중 최대어로 평가받으며 시장의 관심이 컸지만 실질적으로는 서울에 사는 무주택 현금부자만 청약이 가능한 단지인데요.

그 동안 가(假)수요의 분양시장 진입을 막고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개선한 청약제도가 오히려 현금부자들만 로또 청약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현금부자만 가능한 청약…왜?

2016년 6월부터 총 분양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선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습니다. 당시만 해도 분양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은 강남 일부 중대형 평형에 국한돼 대다수 무주택자들에게는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는데요.

지난 몇 년간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분양가도 덩달아 상승했죠. 정부가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까지 적용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올 초 래미안 원베일리 3.3㎡ 당 분양가는 5668만원으로 책정됐는데요. 주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개선 등이 더해져 택지비를 높게 평가받아 분양가를 끌어올렸습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 영향으로 일반분양 물량 중 가장 작은 평형인 전용 46㎡ 4층에 위치한 주택도 9억500만원으로 중도금 대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죠. 마찬가지로 분양가 9억원 초과인 경우에는 특별공급 물량도 배정되지 않습니다. ▷관련기사:이젠 '황제청약'…강남 입성 영영 못하나(1월11일)

전용 46㎡ 정도면 신혼부부가 첫 살림을 시작하기에 괜찮은 평형이지만 이 단지만큼은 중도금대출도 안되고 특공을 통한 분양 당첨도 없어 신혼부부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이 뿐 아닙니다. 입주 시점에 분양받은 주택 시세가 15억원이 넘을 경우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받기 어려운데요. 지난 2019년 발표된 12.16대책에서 투기지역‧투기과열지역 내 시세 15억원 초과에 대한 주택구입용 주담대를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이 단지 전용 59㎡ 저층은 12억6500만원에서 10층 이상은 13억9500만원 선에 분양가가 책정됐습니다. 전용 79㎡는 분양가 자체가 15억원(15억8000만~17억6000만원)이 넘습니다. 입주 시점인 2023년 8월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지금과 달리 곤두박질치는 수준이 아니라면 이들 단지 시세는 15억원이 넘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를 감안하면 중도금 뿐 아니라 잔금까지 대출이 아닌 현금으로 납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 그대로 15억원 이상 현금이 있어야 래미안 원베일리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분상제가 만든 로또

무주택 서민들 입장에선 래미안 원베일리를 보면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무용지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금부자들은 분상제가 오히려 반가울 수 있고요. 최소 9억원에서 최대 18억원에 달하는 분양가이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인 까닭입니다.

이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의 24평형(전용 60㎡) 최근 실거래가는 26억8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는데요. 3.3㎡ 당 매매가가 1억1165만원으로 래미안 원베일리 분양가는 시세의 반값입니다.

래미안 원베일리에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으로 10억원은 벌 수 있다고 하는데요. 대출 없이도 온전히 분양대금을 치를 수 있는 현금부자들만 가능하기에 '현금부자들의 로또'라고 불리게 되는 것이죠.

이 같은 상황은 청약제도 개편과 대출규제 강화 등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지적돼 예견할 수 있었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고 현실로 다가오니 씁쓸한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 강남을 비롯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 시장에선 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개편한 청약제도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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