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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황제청약'…강남 입성 영영 못하나

  • 2021.01.11(월) 16:51

'래미안원베일리' 강남최고 분양가…한채 14억원 이상
둔촌주공 평당 4000만원 가나?…'로또'는 여전·청약광풍 이어질듯

'황제 청약'

이제 부자도 아닌 황제라는 이름이 붙었다. 강남 재건축단지 '래미안원베일리'의 일반분양가가 3.3㎡(1평)당 5668만원에 확정된 것을 두고 나온 말이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심사 기준보다 16%나 높은 수준이다. 택지비 상승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오히려 분양가를 밀어올린 셈이 됐다.

이제 치열한 청약전쟁을 거쳐 마침내 기회를 잡는다 해도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대출이 필요없는 현금 부자들, 청약 시장의 '황제'들 뿐이다.

래미안원베일리 조합이 지난 2019년 10월 HUG의 분양가 규제, 분양가상한제 등을 피하기 위해 일반분양분 통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총회를 진행했다. 당시 조합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시 평당 일반분양가가 2800만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측했다./채신화 기자

◇ 강남 '분양가 5000만원' 벽 무너졌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0일 공개한 서초구청의 분양가 심사 결과에 따르면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의 일반분양가는 ▲택지비 4204만원 ▲기본형건축비 798만원 ▲가산비(택지‧건축) 666만원 등으로 구성된 평당 5668만원에 책정됐다.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평당 택지비 4204만원을 승인받은 직후 일반분양가가 평당 5200만~5400만원으로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HUG가 고분양가 관리 기준으로 산정했던 평당 분양가(4892만원) 보다는 776만원 더 높다. ☞관련기사 [집잇슈]'래미안원베일리' 분양가가 던지는 메시지

상한제를 도입하면 HUG가 산정한 분양가보다 5~10% 낮아질 것이라고 했던 정부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국토부 측은 "지난해 7월 진행한 HUG의 고분양가 심사는 인근 지역에서 2019년에 분양된 아파트(모두 평당 5000만원 미만)를 기준으로 했으나, 서초구는 심사 요청시점 택지비 등의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상한제 분양가는 택지비, 건축비, 가산비로 구성되는데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택지비에 반영된 토지가격 상승분이 컸다. 서초구는 심사를 요청한 시점인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직전 1년간의 땅값 상승분을 반영했는데, 해당 기간 토지가격이 크게 오르고 정부가 보유세 인상을 위해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까지 높이면서 택지비가 높아졌다.

건축비도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통상 건축비가 평당 1000만원 정도 책정되는데 서초구는 특별건축구역 지정에 따른 가산비(추가 설계반영, 기부채납 등)를 상당액 반영해 평당 1463만원으로 책정했다. 

◇ 래미안원베일리 최소 14억원…"당첨돼도 무리"

래미안원베일리를 시작으로 다른 상한제 적용 단지들의 분양가도 예상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서울에서 분양 대기 중인 주요 단지는 서초구 신반포15차(래미안 원펜타스), 서초구 신반포4지구(신반포메이플자이),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 등이다. 

신반포15차는 래미안원베일리보다 규모는 작지만 입지는 비슷해 평당 분양가 5000만원의 벽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눈에 콕콕]'줄줄이 로또' 2021년 핫한 분양단지는?

'분양가 3000만원'을 두고 씨름했던 둔촌주공은 '분양가 4000만원'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둔촌주공의 택지비 심사 요청이 래미안원베일리보다 더 늦기 때문에 공시지가 인상분도 더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둔촌주공에 대해 HUG는 평당 분양가를 3000만원 미만을, 조합원들은 평당 3550만원을 제시하며 1년 넘게 분양을 미루다가 결국 상한제를 적용받게 됐다. ☞관련기사 [집잇슈]둔촌주공, 구조합과 완전 결별..."분양은 내년 하반기"?

이에 조합원들은 반색하지만 수요자들은 실망감이 크다.

래미안원베일리는 확정된 일반분양가를 적용하면 전용 59㎡는 14억원, 전용 74㎡는 18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둔촌주공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 가까이 책정된다면 전용 59, 84㎡의 분양가 모두 9억원을 넘기게 된다.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면 중도금 대출, 15억원을 초과하면 잔금대출이 안 되는 만큼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청약에 당첨된다고 해도 '그림의 떡'인 셈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상한제 적용 이후 분양가가 크게 오를 경우 청약 시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서민층들의 진입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늘 그랬듯 강남은 그들만의 리그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로또 광풍'은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래미안원베일리의 인근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달 84㎡가 최고 37억2000만원에 매매되는 등 평당 1억원을 넘어섰다. 래미안원베일리 분양가의 두 배 수준이다. 

여경희 연구원은 "분양가가 오른다고 해도 시세보다는 낮고 재건축 규제로 인해 사업 진행이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청약 열기가 식진 않을 것"이라며 "특히 래미안원베일리, 둔촌주공 등 수요가 높은 지역일 경우 경쟁률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인만 소장은 "분양가가 올라봤자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조바심을 갖고 '영끌'해서 주택 매수를 하려는 30대들이 많은데 결국 청약가점 높고 돈 많은 중장년층 현금부자들에게만 기회가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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