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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자'로 돌아섰지만, 새 아파트는 어디에……

  • 2022.05.18(수) 06:30

윤 정부 출범 이후 주택 매매 수요 회복세
자잿값 인상 등 불확실성…어두운 분양업계
신규 주택 공급 뒷받침돼야 집값 안정

부동산 관련 통계가 일제히 '상승장'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4월 들어 매매심리가 상승국면으로 전환했고 실제 매매가격도 상승 폭이 커졌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 이후 부동산시장의 관망세가 점차 걷히는 모습이다. 

이같은 시장 분위기와 달리 주택 공급자들은 신규 공급을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불안한 국제정세가 지속하면서 자재수급이 더욱 어려워지고 원가상승 압박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칫 집값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시장 관망 끝, 매수 시작!

국토연구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4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소비자심리지수가 116을 기록하며 작년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상승국면으로 전환했다. 국토연구원은 이 지수가 115를 넘으면 상승국면, 95 이상 115 미만은 보합이라고 본다.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작년 12월 109.4로 보합에 접어든 뒤 올해 3월까지 4개월간 115 미만을 유지했다. 서울은 이보다 한 달 빠른 지난 3월(115.5) 보합에서 상승으로 전환했고, 4월은 123.7로 매매심리가 더 커졌다.

부동산정책이 규제 완화로 방향을 돌리면서 매수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3일 서울시는 한강변 높이규제 등을 폐지하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했고, 일주일 뒤인 3월9일에는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앞세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통령선거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윤석열 후보가 당선하면서 시장에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며 "이에 따라 주택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없었던 서울 부동산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 810건에 그쳤던 주택 매매거래 건수는 3월 1432건, 3월 1455건으로 대폭 늘었다.

거래가 활발해지며 집값도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가격은 4월 0.06% 올랐다. 지난 2월(0.03%)과 3월(0.02%)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은 2달간 이어지던 하락세가 단숨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2월 –0.04%, 3월 -0.01%를 기록하다 4월 들어 집값이 0.04%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은 규제 완화 기대감 있는 재건축이나 고가주택 위주로 상승하고, 경기는 중저가 수요 있는 외곽지역, 인천은 개발 기대감 있거나 저평가 인식 있는 위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수요 늘어도 공급은 '머뭇'…자잿값 어쩌나

회복된 수요를 흡수할 신규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정작 분양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코로나19로 시작한 '자재 대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심화하면서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5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82.6으로 4월(113.3)보다 18.6포인트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 이들이 주택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긍정적 전망이 주를 이뤘던 4월과는 대조적이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은 4월 123.9에서 5월 93.7로 감소했고, 경기는 같은 기간 116.2에서 93.4로 떨어졌다.

지난 4월 주산연은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기조 예고 등으로 작년 연말부터 지속하던 전국적 주택사업경기 악화 전망이 당월 전국적으로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는데, 이같은 기대감이 한 달 만에 주저앉은 셈이다.

조강현 주산연 연구원은 "건설자재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급격한 원가 상승을 겪고 있으며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됐다고 보는 사업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분양업계로서는 재건축·재개발과 3기 신도시 등으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분양가를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졌다. 올해 들어 청약열기가 식으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단지들은 완판까지 험로를 걷곤 했다. ▷관련 기사: 고전하는 서울, '미분양 무덤' 운정·검단 청약 흥행 왜?(4월14일)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주택 매수세가 살아났어도 정비사업지와 3기 신도시 등으로 수요가 분산되기 때문에 분양업계는 시장 상황이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며 "자재값 인상분을 반영해 분양가를 올리면 지금보다 수요가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딜레마적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수세가 살아나는 시점에 공급량이 확보돼야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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