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올해 2분기 1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상반기 매출은 21조8010억원, 반기 영업이익은 1조6120억원으로 1년새 각각 4.7%, 14.1% 성장했다.
11년째 시공능력평가 1위를 지켜낸 건설부문은 효자 노릇을 했다. 2분기 5조원 가까이 되는 매출을 올렸다. 건설경기 악화 속에서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어느정도 유지했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둔화가 눈에 띈다.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자연스레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영업익 급감…해외 대형 프로젝트 마무리 영향
삼성물산은 31일 연결재무제표(잠정) 기준 올해 2분기 회사 전체 매출이 11조48억원, 영업이익이 900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 16.6%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26.4% 늘었다.
건설부문은 2분기 4조9150억원의 매출을 냈다. 작년 2분기(4조7510억원)와 비교하면 1640억원(3.5%) 증가한 수치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050억원) 대비 220억원(7.2%) 감소한 283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16% 줄었다.
상반기로 보면 건설 매출은 9조3510억원에서 10조4990억원으로 1조1480억원(1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970억원에서 6200억원으로 230억원(3.85%) 늘었다.
건설부문 2분기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건축 매출은 3조968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3조6690억원) 대비 8.1% 증가했으나 전분기(4조5650억원) 대비 13.1% 감소했다. 매출 내 비중은 지난해 2분기 77%에서 올해 81%로 4%포인트 커졌다.
토목 매출은 1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전년 대비 8.5% 감소했다. 플랜트 매출도 7640억원으로 각각 9.7%, 6.7% 줄었다.
수익성은 선방했다. 지난해 4분기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2.9%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6.0%를 회복한 바 있다. 2분기엔 5.8%로 소폭 하락했지만 대형 건설사 가운데선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중동 카타르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가 공정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면서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함에 따라 영업이익도 줄었다"면서도 "국내외 현장 수행 안정성을 기반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미래 먹거리는 착실히 쌓아뒀다. 2분기엔 건축 4조1470억원, 플랜트 640억원 등 총 4조2110억원 규모의 일감을 따냈다. 수주잔고는 24조841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축 16조8290억원, 플랜트 5조9770억원, 토목 2조350억원 순이다.
올해 상반기 주요 수주 프로젝트로는 △대만 가오슝 복합개발(3000억원) △부산명륜2(2000억원) △기흥 NRD-K(8000억원) △평택 P4 (1조7000억원) △삼성서울병원(4000억원) △삼척 수소화합물 발전소 인프라(1000억원) △이지스 안산 데이터센터 프리콘 등이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2024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1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대형프로젝트 실적 호조로 매출이 증가한 점이 평가액에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엔 신인도 평가액의 평가 비중(30→50%)이 늘었는데 하자나 안전 측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바 성장세 눈길…차세대 치료제 투자
상사부문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3조3990억원, 영업이익은 36.8% 감소한 720억원을 기록했다. 철강 수요 둔화와 미국 태양광 매각이익 감소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개발사업 매각이익은 지난해 5800만달러에서 올해 2분기 누적 2500만달러로 반토막났다.
식음료, 레저를 합한 리조트 부문은 1조210억원의 매출, 6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년 전보다 각각 9.9%, 34.7% 증가한 수치다. 산리오 캐릭터 등 외부 지식재산권(IP) 협업과 판다 '푸바오' 효과에 따른 입장객 증가와 식음 사업 호조 덕분으로 분석됐다.
패션부문은 매출 5130억원, 영업이익 5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8.8% 감소했다. 여름이 비수기인 데다가 패션시장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2분기보다 2910억원(33.6%) 많은 1조15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2470억원에서 4270억원으로 72.9%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로직스 4공장 램프업(물량 확대)과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품목허가 획득에 따른 마일스톤(기술이전료) 수령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확대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국내 그린수소 실증사업과 해외 그린수소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바이오 차세대 치료제 분야 혁신 기술 투자 등 미래 성장 동력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