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씨는 2주택을 소유한 '돌싱' 남편과 결혼했다. 남편은 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었다. J씨 부부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로 지냈다. 하지만 J씨는 남편의 자녀를 혼외자로 인정받는 방식으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한부모가족' 가산점을 받아 위례신도시(성남) 공공분양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다. J씨는 이뿐 아니라 9개 단지에 남편과 동시에 각각 청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주지를 가짜로 옮기는 '위장전입'을 비롯해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한부모가족'으로 꾸며 주택을 분양받은 부정청약 사례가 올해 상반기에만 127건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상반기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 점검 결과 총 127건의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 단지 중 부정청약 의심단지 40곳, 2만3839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가장 많이 적발된 교란행위는 위장전입으로 총 107건이 적발됐다. 위장전입은 해당지역 거주자 또는 무주택세대구성원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거주하지 않으면서 해당지역 주택, 상가, 공장, 비닐하우스 등에 주소지만 옮겨 청약하는 행위다.
다른 곳에 사는 부모를 거주지로 위장전입시켜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에 청약한 사례가 많았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자녀를 거주지로 위장전입시켜 단독세대주(전용 60㎡ 이하만 공급)는 청약이 불가능한 '생애최초 특별공급' 전용 84㎡ 주택에 청약해 당첨된 사례도 있었다.
적발사례는 위장전입에 외에 △부적격(당첨취소) 18건 △불법공급 16건 △위장 이혼 3건 △자격매매 1건 순으로 많았다. J씨와 같이 사실혼 관계임에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미혼으로 한부모가족 특공에 당첨이 취소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한부모가족 특공은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한 사람에게만 공급하며, 사실혼 관계의 미혼자는 제외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의 경우 미혼이어도 자녀가 있을 경우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혼 관계로 부부생활을 하면서 미혼 한부모를 가장해 신청해 당첨되는 부적격 사례도 최근 늘고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불법 공급은 시행사가 저층 당첨자와 공모해 부적격 또는 계약을 포기한 로열층 주택을 당첨자 계약기간 중 계약금을 받고 '미분양분 선착순 공급'으로 가장해 계약하는 방식이 적발됐다. 당첨자 계약 후 이뤄지는 예비입주자 계약, 무순위공급계약 등 단계를 건너뛴 사례다.
이 같은 공급질서 교란행위는 경찰 수사 결과 주택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정될 경우 형사 처벌과 계약 취소(주택 환수) 및 10년간 청약이 제한된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9월 청약가점 만점자가 3명이나 나오며 부정청약 논란이 일었던 '래미안 원펜타스' 등 이른바 '로또' 단지들에 대한 전수조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하반기 조사에는 방배5구역을 재건축한 '디에이치 방배' 등 재건축 주요 단지들을 포함해 내년 봄께 점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 '가점 만점?' 래미안 원펜타스 당첨자 전수조사한다(8월20일)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최근 규제지역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과열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청약시장 모니터링과 점검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