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힘 빠진 '얼죽신', 구축 볕 드나
3. 껑충 뛴 월세에도 눈 돌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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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안 돼요" 공사비 갈등
올해 6월 입주가 예정된 3307가구 규모 '메이플자이' 집들이에 비상이 걸렸어요. 시공사인 GS건설이 신반포4지구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약 4900억원 추가 공사비를 요구한 건데요. 조합원 1인당 1억5000만원의 분담금을 더 내야 하는 규모예요.
공사비 지급 문제를 둘러싸고 조합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GS건설은 서울시에 중재요청을 하는 한편, 금융비용과 물가상승분 2571억원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공사대금 소송을 제기했어요. 조합이 지급 근거가 없다며 거절했기 때문이에요.
조합은 이외 설계변경·특화 등에 따른 추가 공사비 2288억원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했고요. GS건설이 지난해 10월 같은 명목으로 1234억원을 요청했다가 두달 만인 12월에 2288억원으로 증액해서라고 해요.
경기 광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요. 철산동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역시 준공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GS건설은 지난 10월 조합에 요구한 1032억원의 추가 공사비 지급 협의가 되지 않았다며 입주를 제한할 수 있다고 조합에 알렸어요.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도 3804가구 규모의 대단지예요.
GS건설은 공사비 협의가 완료돼야 정상 입주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에요. 전문가들은 대규모 입주단지인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어요. 새집 입주 기대에 부풀어 있었을 입주민들이 무사히 집들이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힘 빠진 '얼죽신', 구축 볕 드나
최근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은 지 10년이 넘은 '구축' 단지들에서 신고가가 나오고 있어요. 공사비 급등으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뜻의 신축아파트 선호현상)'이란 말에 힘이 빠지나 바요.
신축단지보다 덜 오르거나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구축단지로 수요가 몰리고 있어요. 14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마장동 왕십리금호어울림(2006년) 전용 59㎡가 지난달 24일 11억16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어요.
송정동 서울숲아이파크(2009년) 전용 104㎡는 지난 21일 14억원에 신고가를 갈아치웠고요. 동작구 동작동 이수힐스테이트(2013년)도 지난 25일 전용 84㎡가 16억6000만원(4층)에 신고가를 썼어요.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4820만원으로 평균 매매가(4300만원)를 넘어섰어요. 분양가가 매매가 보다 평당 520만원이나 더 비싼 상황이에요.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여파로 공사비가 5년 전보다 30% 이상 오르며 신축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요. 올해 6월부터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과 층간소음규제 강화, 전기차 화재대응 시설 등 의무화로 공사비가 더 늘어날 전망이에요.
분양가도 계속 더 높아진다면, 이제는 '얼죽신'과 헤어질 결심 해야 할까요?
월세도 껑충 뛰었지만…
'전세사기' 여파에 더해 높아진 집값과 전셋값 부담에 월세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2~4년 만에 계약 갱신 시기가 돌아오자 전셋값이 1억~2억원 넘게 훌쩍 올라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선데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23% 상승했어요.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4.67% 올랐는데요. 집값보다 전셋값 상승이 더 가팔랐어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높아져 이자 부담이 더 커지고 있고요. 전셋값 상승세가 대출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에요.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중은 44%로 3분기 대비 3.3%포인트 상승했어요. 최근 2년 새 최고치예요. 전세 비중은 59.3%에서 56.0%로 낮아졌고요.
하지만 전세 수요가 월세로 몰리면서 월세도 급등하고 있는데요.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지난달 기준 전년(112.2) 대비 7.9% 오른 120.9를 기록했어요. 작년 3월부터 11개월 연속 오르고 있네요.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전셋값 부담이 월세 수요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다시 전세 수요를 높여 전월세 시장이 모두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