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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AI 보금자리'? 건설업계 계륵 안 되려면

  • 2025.12.09(화) 09:50

데이터센터, 신사업 각광받지만…
'전자파·위험 등' 인근 주민 반대 넘고
고난도 시공 기술 과제 극복해야
지속성장 기대 있지만…"물량 충분할지"

인공지능(AI)을 빼곤 뭘 얘기할 수가 없는 시대입니다. 기업도 AI 활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관련 기술을 사업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도 그렇습니다. 여태껏 사람이 사는 '아파트'에 몰두해왔지만 AI도 집은 필요하니까요. AI가 정주하며 정보를 모으고 학습하는 장소, 즉 데이터센터를 짓는 건 건설사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를 짓는 사업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직은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 지역사회와의 마찰이나 고난도의 시공법 같은 문제들도 해결해쟈 하죠. 당장은 주력사업으로 삼아 많은 매출을 일으키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용인 죽전 퍼시픽 데이터센터./사진=현대건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없다"…주민 반대

최근 세종시 어진동 세종파이낸스센터Ⅱ 빌딩에 데이터센터가 입주한다는 소식에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일이 있습니다. 전자파와 소음 등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지역 주민의 반대로 데이터센터 건립이 취소되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안양 호계동에 조성 예정이었던 데이터센터는 인허가까지 받았으나 주민 민원으로 사업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도 주민 설득을 데이터센터 시공 및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박수영 포항테크노파크 본부장은 지난 10월 데이터센터 컨퍼런스 기조 연설에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편익이 기술적 효율보다 중요하다"면서 "사전 공청회, 주민협의체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 도입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도 데이터센터 인허가 장벽을 높였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특별법 제정으로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소비시설에 대한 '전력계통영향평가'가 도입됐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전력계통영향평가는 수도권 등 계통포화지역에 대규모 전력소비자 입주 시 전력공급 능력부족, 계통혼잡 우려를 해소하고자 전력수요의 지역분산 유도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정규모 이상(10MW/용량증가 포함 등)의 전기를 사용하려는 사업자는 사업계획 승인·인가·허가 신청 전에 전력계통영향평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평가에는 지역주민 수용성(전력정책 부합도)과 사업 안정성, 직접고용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 등 비기술적인 부분도 포함합니다. 이 같은 인허가 장벽으로 데이터센터 인허가 물량 자체가 줄었는데요.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3년 25건에 달했던 데이터센터 인허가 물량은 2025년에는 9월까지 10건에 그쳤습니다.

데이터센터 인허가 및 착공, 준공 물량./자료=알스퀘어 리서치센터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다

한국데이센터연합회는 올해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 규모를 6조6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죠. 2033년에는 14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큰 건설사들도 이에 맞춰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발주 물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시각입니다.

국내에서 데이터센터를 10곳 이상 준공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먹거리로 다뤄지고 있지만 실제 착공 및 준공되는 물량은 주택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고 짚었습니다.

아울러 데이터센터는 공사도 고난도라 준공 경험이 없다면 진입이 어렵다는 게 건설업계의 목소리입니다. 특히 국내 건설사는 그동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공에 집중했으나 AI 관련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이에 대한 맞춤형 시공법 개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와 관련해 건설사도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AI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고발열 서버 냉각 시스템인 액침냉각기술을 국내 스타트업과 협업해 개발한 게 대표적입니다. 공기 단축을 위한 모듈러 공법도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고요.

안양 호계동 '에포크 안양 센터' 전경./사진=GS건설

수익성 확대 위해 개발 및 운영까지

데이터센터 시공 관련해 수익성을 키우기 위한 건설사의 작업도 확인됩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설계·조달·시공(EPC)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업개발 및 타당성 검토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개발 영역에 발을 걸쳤습니다.

GS건설은 다수 시공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와 임대, 운영에 이르는 데이터센터 전체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21년 5월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서비스를 맡을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설립했는데요. 이 회사는 지난해 GS건설이 준공한 '에포크 안양 센터'의 운영에도 참여 중입니다.

다만 앞서 짚었듯 이 같은 건설사의 사업 전략이 빛을 보려면 데이터센터 발주 물량 확대가 필요합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데이터센터 시공 및 운영을 앞세운 경영 전략만으로는 AI 시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건설업계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20일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강조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AI 고속도로' 구축 계획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특별법을 통한 각종 세제 지원이 기대되는 만큼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원전 확대가 그대로 시행된다면 건설사에겐 기회입니다. 데이터센터 증가로 전력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이 경우, 원전을 포함한 전력 생산 시설에 대한 시공도 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개발 중인 데이터센터 물량 출하로 일시적 데이터센터의 공급 과잉이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제약 상황"이라면서 "전력 수급은 데이터센터 개발의 최대 제약 요인으로, 수도권은 전력 예비율이 5% 미만인 구간도 있어 전력망 여유 확보가 개발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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