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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훈련 효과 두 배로]①왜 동계훈련인가?

  • 2019.12.16(월) 08:00

[골프워치]
겨울에 연습해야 몸과 마음에 오래 남아
새 샷 익히기 좋은 계절은 라운드 없는 겨울

잔디가 죽고 땅이 얼었다고 골프 클럽을 내려놔서는 안 된다. 지금도 라이벌은 칼을 갈고 있을 지 모른다. 바로 우리를 잡기 위해. 겨울은 새 샷을 익히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상고대가 생긴 무등산 옛길을 오르는 것도 동계훈련 축에 들까?

잔디는 죽었다. 땅은 얼었다. 찬바람 기세를 어찌 이기랴. 눈이라도 쌓이는 날은 천지분간마저 어려울 터. 당신과 나, 우리는 골프를 당분간 접어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 골프는. 절호의 기회 아니던가? 라이벌이 한 조롱을 되갚아줄 비기를 연마할. 뱁새 김용준 프로가 ‘동계훈련 효과 두 배로 만드는 법’ 시리즈를 준비했다. [편집자]

‘하계훈련’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있다고? 이런! 찾아보니 하계훈련이란 말도 있다. 나는 들어본 적 없는데. ‘역시 훈련은 겨울에 하는 동계훈련’이라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낭패다. 한 여름에 집중 훈련을 하는 분야도 있긴 있나 보다. 나 같은 칼럼니스트는 자기 주장이 맞다고 늘 자신 있게 말해야 한다. 한 번씩 틀릴 때가 있어도 당황하지 않는 ‘뻔뻔함’이 필수다.

골프에서는 동계훈련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겨울을 뺀 나머지 계절 내내 하는 훈련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그렇다. 동절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이듬해 한해살이를 좌우한다. 어디 안 그런 스포츠가 있느냐고? 음. 그건 그렇다.

왜 겨울에 하는 훈련이 유독 중요하냐고? 다른 계절이 아니라? 반갑다. 이런 본질적 질문을 던지는 독자가 좋은 독자다. 글에 있는 작은 흠을 들추는 독자보다는.

골프에서 동계훈련이 큰 의미가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바로 다음과 같다. 물론 내 생각이니 참고하기를.

첫째, 겨울에 운동을 해야 몸이 잘 기억한다. 마음에도 오래 남고. 맞냐고? 진짜로 겨울에 몸과 마음이 배운 것을 더 잘 기억하냐고? 손을 ‘호호’ 불어야 할 만큼 추워서 정신 없는데? 그렇다. 신기하게 추우면 더 잘 기억한다.

여름에는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덥다. 숨이 턱턱 막힌다. 당연히 몸도 마음도 금새 지친다. 이럴 때 새 이론을 듣거나 새 기술을 배워 봤자다. 만사가 귀찮으니 익힐 엄두는 못 낼 수 밖에. 아무리 배우고 익혀본들 겉핥기 되기 십상이다. 억지로 집어 넣어도 내 안에 머무르는 시간은 ‘잠시’에 불과하다.

겨울엔 다르다. 매서운 추위에 정신이 바짝 든다. 엄동설한을 이겨내야 하던 동물로서 인간이 가진 본능 덕분일 것이다. 맑은 정신에 샷을 배우면 훨씬 깊게 와 닿는다. 땀도 덜 나니 배운 것을 '익히고 또 익힐 수 있기' 마련이다. 겨울엔 몸이 덜 지친다. 신기하게.

에이! 너무 추워서 통 밖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라곤 안 든다고? 그런데 무슨 골프 연습이냐고? ‘만년 하수’ 발상이다. 저질 체력이거나. 이런 독자라도 여름보다는 겨울이 낫다. 골프 실력을 키우기에는. 처음만 힘들지 몇 번 맛을 들이면 알게 된다. 꽁꽁 언 볼을 톱핑냈을 때 ‘땡’하고 손에 전해지는 충격과 고통이 주는 묘한 쾌감에 일단 중독되기만 한다면!

골프 동계훈련이 더 의미 있는 두 번째 이유는 이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나라에 사는 골퍼가 해당한다. 바로 겨울에 라운드 기회가 확 줄어든다는 것이다.

'볼 칠 일도 없는데 뭣 하러'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냐고?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드문 드문 라운드를 할 때는 샷 교정이 어렵다. 새로 배운 샷을 라운드 가서 바로 적용하기가 어디 쉬운가? 새 샷 방법을 쓰다가 한 두 번 안 맞으면 금새 옛날 버릇이 나온다. 내기라도 할라치면 더 그렇다. 쉽게 새 기술을 써 볼 엄두도 못 낸다. 겨우 용기를 냈다가도 한두 번 손해를 보고 나면 곧바로 예전 샷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음. 물론 끝까지 새로 배운 샷을 고집하다가 지갑을 다 털리고 눈물을 찔끔 흘린 뱁새 김용준 프로 같은 멍청이도 가끔 있긴 하지만. 어쨌든 라운드를 계속 하는 계절에는 샷 교정에 따르는 아픔을 견딜 재간이 없다는 얘기다.

겨울에는 다르다. 라운드를 아예 접고 연습에 전념할 수 있다. 새 기술이 자리 잡을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배우자마자 적응해서 ‘신바람’을 낼 수는 없다. 내 것이 될 때까지 익히는 연습이 필수다. 라운드가 없는 겨울이라야 이것이 가능하다.

겨울에 따뜻한 나라로 떠나는 엘리트 골퍼들은 뭐냐고? 매일 라운드 한다는데? 그 선수들이 하는 것은 동계훈련이 아니다. 전지훈련이지. 지금 ‘동계’훈련 얘기 중이다.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동계훈련이 의미 있는 것이다. 내년 골프를 걸고 해 볼만큼 말이다. 금방 읽었어도 가물가물 하는 독자가 있을 수 있어 다시 한 번 정리한다. 겨울에는 몸과 마음이 새 샷을 잘 기억한다. 또 라운드를 하지 않을 때 새 샷을 배워야 몸에 밸 때까지 충분히 익힐 수 있다.

이래도 눈 쌓이고 땅 얼었다고 골프 클럽을 겨우내 창고에 박아 둘 텐가? 내년에 제로에서 새로 시작할 셈인가?

김용준 골프전문위원(KPGA 경기위원 &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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