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보은 인사 논란을 낳고 있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살펴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
온라인 경제매체 기자들이 전하는 CEO 소식!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오늘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얘깁니다. 이 행장이 올 3월 11일 취임했으니까 이제 두 달 반 정도 지났는데요. 취임 전부터 낙하산과 보은 인사 논란에 휘말렸는데 잘 연착륙할 수 있을지 살펴볼까 합니다.
<앵커>
이 행장은 자신이 낙하산임을 별 부끄럼 없어 하는 태도로 구설에 올랐던 분이죠? 그렇죠?
<기자>
맞습니다. 이 행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서강대 출신에다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전력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낙하산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보통 낙하산으로 지목되면 조용히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행장은 오히려 '낙하산이 무슨 죄냐',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말로 자질론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행장이 서강대 경제 인맥의 중심인물로 꼽히긴 합니다만 서강대 금융인들 사이에선 곱지 않은 시각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 행장의 동문 활동이 대선 직전에 두드러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 행장은 2010년에 서강대 경제학과 동문회를 만들어 스스로 회장을 맡았고, 2011년 서강바른금융인포럼 결성 땐 고문을 맡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그런가요? 이 행장은 취임 후부터 줄곧 대통령 코드 맞추기에 열심이라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무슨 소립니까?
<기자>
통일금융 얘긴데요. 이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통일금융 강화를 외쳤고 실제로 북한개발연구센터를 새롭게 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 구상을 뒷받침하고, 북한개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겠다는 명분을 내걸었는데요.
그럴듯하긴 한데 대통령의 발언 직후 부산을 떨다 보니까 코드 맞추기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도 통일금융 조직을 만들어서 서로 경쟁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명박 정부 시절 녹색금융처럼 반짝하다가 자취를 감추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많습니다.
<앵커>
자, 낙하산, 코드맞추기 다 경영능력만 좋으면 문제 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 기자, 이덕훈 행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 행장의 이력은 나름 화려합니다. KDI 연구위원 출신인데 외환위기 후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한투자신탁 사장과 우리금융지주 부회장, 우리은행장을 지냈는데요. 여기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낼 정도로 관운이 좋습니다.
우리은행장 시절엔 우리은행을 흑자 기조로 바꿔놓으면서 경영 실적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뚜렷한 색깔은 없었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우리은행장 당시에도 윤병철 우리금융 회장의 존재감이 워낙 컸던 탓에 이 행장은 크게 부각되진 않았습니다.
2012년엔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서 사모펀드인 키스톤PE를 설립하기도 했는데요. 우리금융은 물론 다른 투자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진 못했습니다.
<앵커>
일단 큰 무리는 없는데, 그렇다고 조직을 매료시킬만한 실적은 없다. 뭐 이런 얘기네요?
<기자>
그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듣자하니까, 수출입은행장 취임 후에도 낙하산과 코드 맞추기 외엔 조직 장악이나 사업계획에서 아직 뚜렷한 색깔을 드러내진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취재된 내용이 있나요?
<기자>
사실 아직 그럴 만한 시간이 없긴 했습니다. 취임 직후부터 잇단 해외 출장 일정으로 바빴는데요. 다만 수출입은행의 투자은행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긴 했습니다. 지난해말 수출입은행법 개정으로 사모펀드를 통한 지분 투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인데요.
이 행장은 벤처투자와 중소기업의 글로벌 M&A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인데 일부에선 우려도 나옵니다. 수출입은행은 대출이나 보증 말고는 직접 투자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이 행장이 세운 키스톤PE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산업은행을 놔두고 수출입은행까지 나서서 지분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전문성이 떨어지는 분야에 진출하겠다. 좀 위험한 발상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그렇죠?
<기자>
맞습니다.
<앵커>
게다가 이 행장은 '키스톤PE'라는 사모펀드를 만든 장본인인데, 사모펀드 투자를 늘리겠다는 건 업무 연관성에도 문제가 될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기자>
일부에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고 했는데 사모펀드를 통한 지분 투자 자체가 오해를 살 소지가 충분합니다. 일부에선 이 행장이 낙하산 논란을 의식해 외형적인 성과에 민감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이 행장의 구상은 일단 이르면 내달쯤 있을 것으로 보이는 조직개편에서 어느 정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입은행은 김용환 전 행장 시절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을 크게 늘리면서 대외 정책금융기관으로 자리를 잡았는데요. 이덕훈 행장 체제에선 어떤 변화를 겪게 될 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김 기자, 지금까지 얘기를 정리해보자면, 이덕훈 행장이 겉으론 낙하산이 무슨 문제냐고 말은 하면서도 속앓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로 들리네요. 그렇죠?
<기자>
아무래도 완전히 무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래서 무리하게 조직확장에 골몰하는 것일 수 있다?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한번도 해보지 않아서 문제가 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뭐 이 정도 얘기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앵커>
좀 심하게 얘기하면 낙하산 수장의 폐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뭐 이 정도로 풀이해도 되겠죠?
<기자>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지만 그럴 조짐이 보인다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수출입은행, 정말 중요한 국책은행 중 하나인데 낙하사 인사의 실험으로 내상을 입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알겠습니다. 김춘동 기자, 얘기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