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상진이 엄마' 때문에 힘들죠?

  • 2015.07.16(목) 16:25

홈플러스, 직원보호 프로그램 가동

▲ 영화 '카트'의 한 장면. 극중 혜미가 진상고객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카트'에는 마트에서 일하는 혜미(문정희)가 `진상` 고객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이 나온다. 감정노동자들의 처지를 상징하는 이 장면은 약자이면서도 정작 목소리를 내기 힘든 마트 직원들의 씁쓸한 현실이 녹아있다.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선 감정노동자 10명중 8명꼴로 고객에게서 인격무시와 욕설, 폭력, 성희롱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와 백화점, 호텔, 항공사 등 고객응대가 많은 기업일수록 '상진이 엄마(진상고객을 가리키는 유통업계의 은어)'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홈플러스가 16일 혜미처럼 마음의 상처를 입은 직원들을 위로하는 직원보호 프로그램인 '해피투게더'를 가동한다.

홈플러스는 우선 스트레스와 대인관계, 우울증 등으로 고민하는 직원들이 상담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의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가족상담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직원들은 전국 1500여명의 상담전문가와 대면이나 전화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상담내용은 비밀에 부쳐지며,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홈플러스는 관리자들에게도 스트레스 관리법과 직원들의 마음을 다독거릴 상담능력을 갖추도록 했다. 이를 위해 임직원 교육 프로그램에 '마음보호 코칭'과 '면담 스킬 향상' 과정을 신규로 도입한다.

또 직원들이 진상고객 응대요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배포하기로 했다.

홈플러스가 직원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건 직원이 행복해야 영업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고객에게서 받는 스트레스가 줄면 근무만족도가 높아지고, 이는 다시 고객서비스 향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고객과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를 현장에서 실행하는 임직원들의 행복이 우선"이라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고객, 직원, 사회 모두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인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국내 감정노동자는 740만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41.8%에 달한다. 현재 국회에서는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률안이 논의되고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