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을 자회사로 둔 ㈜동서가 13년째 배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배당규모도 매년 늘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자회사인 동서식품이 돈줄 역할을 맡고 있는 덕분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동서는 최근 보통주 1주당 67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총액은 665억원. 동서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250억으로, 한해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한 것이다. 배당성향은 53% 수준으로, 작년 말 코스닥기업의 평균 배당성향 14.02%(통계청 기준)보다 4배 가까이 높은 편이다.
배당 재원은 알짜 자회사에서 나온다. 동서가 지분 50%를 보유한 동서식품은 부동의 커피 믹스 1위 회사다. 동서식품 2014년 매출은 1조5057억원, 영업이익은 2032억원. 동서식품은 이를 기반으로 2014년에 1120억원을 배당했다. 이 배당금은 동서와 크라프트 푸드 계열사(Kraft Foods Holdings Singapore Pte)가 절반씩 가져갔다.
동서의 배당은 2003년 이후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주당 배당금은 들쭉날쭉하지만, 총 배당금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당 배당금은 2003년 500원에서 시작해 2011년 135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주당 배당금은 감소추세로, 지난해 670원으로 2011년보다 반 토막났다.
하지만 배당총액은 계속 늘고 있다. 주당 배당금이 줄어도 배당총액이 증가한 이유는 주식수가 늘어서다. 동서는 2012년과 2013년 무상증자를 통해 발행주식수를 늘렸다. 이에 따라 동서의 발행주식수는 2011년 2980만주에서 2013년 말 9970만주로 약 3.3배 늘었다.
소액주주가 적은 동서의 배당은 대부분 오너 일가 몫이다. 김상헌 동서그룹 고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김종희 동서 전무 등 오너 일가가 동서 지분 66.64%(작년 3분기 기준)를 갖고 있다. 2003년에도 오너가 지분은 68%에 이르렀다. 반면 작년 소액주주 지분율은 27.30%에 불과하다. 결국 지난 13년간 총 배당금 4540억원 중 66% 이상을 오너 일가가 가져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