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위메프·티몬 등 소셜커머스의 공세에 주춤하던 오픈마켓이 다시 날개를 펴고 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G마켓·옥션·11번가·인터파크 등 오픈마켓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21.5% 늘었다. 같은 기간 소셜커머스의 신장률(23.8%)에는 못미치지만 최근 몇년간 한자릿수의 성장을 거듭했던 점에 견주면 가파른 신장세다.
반면 모바일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무섭게 늘려오던 소셜커머스는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소셜커머스 거래액은 2013년 84.7% 늘었으나 2014년 73%, 2015년 46.6%로 신장률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유통업계는 소셜커머스가 고속성장의 후폭풍에 멈칫하는 사이 체력을 다진 오픈마켓이 본격적인 반격을 감행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상품 직매입과 편리한 배송 등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던 소셜커머스가 재무적 위기에 봉착하면서 기존의 강점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사이 오픈마켓은 모바일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셜커머스가 치고 들어왔던 배송문제를 보완하며 경쟁력을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소셜커머스 3사는 1조546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831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1000원짜리를 팔면 약 540원의 손해가 난 것과 다름없다. 과도한 할인율과 높은 원가부담, 배송망에 대한 투자가 손실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서는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최저가 공세로 소셜커머스의 비용압박이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오픈마켓은 소셜커머스가 장악하던 모바일 시장을 빠르게 치고 들어왔고, 묶음배송과 간편결제 등을 선보이며 기존의 한계를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11번가는 소셜커머스처럼 상품 직매입을 도입하고, 전용물류센터를 가동하는 등 소셜커머스와 비슷한 사업구조를 갖춰가고 있다. 모바일에서도 지난 6월 11번가의 순방문자수(코리안클릭 집계기준)는 1317만명으로 쿠팡(819만명)을 크게 앞서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오픈마켓의 공세에는 외부투자유치를 진행 중인 11번가가 매출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진행한 영향도 큰 것으로 유통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말부터 거래비중이 가장 큰 가전·전자 상품에 10% 가까운 할인율을 적용하며 매출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11번가가 상품 직매입에 나선 것도 결국은 겉으로 드러나는 매출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오픈마켓은 각각의 판매자들이 상품을 판매한 뒤 지급하는 수수료를 매출로 잡는데, 오픈마켓이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면 판매액 자체를 매출로 잡을 수 있다. 가령 1만원짜리 상품을 판매하고 수수료로 10%를 받았다면 11번가의 매출은 1000원이지만, 직매입 상품을 판매하면 매출이 1만원으로 잡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가 직매입으로 몸집을 불렸듯 11번가도 짧은시간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려고 직매입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올해 2월 11번가를 합병한 SK플래닛은 오는 2020년까지 11번가의 총 거래액을 12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롯데, 신세계에 이어 국내 3위 종합유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