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를 상징하던 도로 표지판 모양의 로고가 모바일 시대의 등장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1번가는 지난 2008년 2월 오픈마켓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8년간 사용한 로고를 처음으로 교체했다고 14일 밝혔다.
그간 11번가는 빨간색·주황색·회색 바탕의 표지판에 '11st'라는 글자를 집어넣은 로고를 사용해왔다. 밝고 경쾌한 색깔의 표지판을 따라가다보면 쇼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로고에선 배경색 자체를 지우고 테두리에 빨간색만 남겼다. 기존 로고에서 두드러졌던 입체감도 없애 마치 포털사이트 검색창과 같은 느낌이 들게 했다.
▲ 11번가가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로고를 바꿨다. |
11번가가 로고를 바꾼 것은 쇼핑의 무게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한 것과 관련이 깊다. 현재 11번가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55%)이 모바일에서 이뤄진다. 문제는 데스크톱 시대에 만든 기존 로고가 화면 크기가 작은 모바일에선 활용성이 떨어지는데 있었다.
기존 로고를 모바일에 그대로 적용하자니 가뜩이나 협소한 상품검색과 디스플레이 공간이 더욱 좁아지는 문제가 생기고, 그렇다고 로고를 떼어내면 11번가라는 이름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실제 11번가는 이번에 새로운 로고를 적용하기 전까지 모바일 화면에서 '11ST'라는 어중간한 단어를 로고 대신 띄워놓고 있었다.
11번가 관계자는 "로고 속에 상품 키워드나 이미지를 담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로고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는 새로운 로고 도입과 함께 모바일 시대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장진혁 SK플래닛 사업부문장은 "하반기에는 '혁신'이라는 쇼핑가치를 고객들에게 전할 것"이라며 "소비자 맞춤 혜택과 서비스를 강화해 올해 전자상거래 1등으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