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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히든카드]③이번엔 강남이다

  • 2016.09.22(목) 14:39

면세점 잃은 롯데·SK "투자한 돈이 얼마인데…"
팔짱끼고 있을 수 없는 현대百 "이번엔 내차례"
강남권 초경합지 부상..신세계·HDC신라도 검토

/이명근 기자 qwe123@

 

대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올해 시내면세점 사업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곳은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등 3개 업체다. 지난해 면세점을 잃은 롯데와 SK는 올해 사업권 획득이 절실하다. 유통 '빅3' 중 유일하게 면세점을 갖고 있지 않은 현대백화점은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사업기회를 잡기 위해 절치부심 중이다.

반면 입찰 신청서 마감을 2주일 앞둔 현재까지 도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업체들도 적지 않다. 기존에 운영 중인 면세점에 역량을 집중할지 적자를 더 감수하더라도 신규 사업권 경쟁에 나서는게 좋을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롯데·워커힐, 업력으로 차별화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면세점 분야에서 20년 이상 쌓아온 업력을 신규 사업자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월드타워(제2롯데월드) 면세점의 이전과 확장 등에 약 3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사업권 연장에 실패했다. 여기에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면세점 입점 편의를 대가로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자 롯데면세점은 사업권 획득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영자 이사장은 지난 1973년부터 면세점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호텔롯데의 사내이사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 이사장의 구속은 신규면세점 평가항목인 운영능력, 사회공헌도, 기업이익환원 등과는 상관이 없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한류스타와 연계해 관광상품을 만들어 지난해 전체 중국인 관광객 중 23%를 롯데면세점이 유치할 정도로 경쟁력 부문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커힐면세점의 매장공사에 1000억여원을 투자했지만 사업권을 잃어 절치부심 중인 SK네트웍스는 올해 사업권 재도전으로 워커힐면세점의 회복을 노린다. SK네트웍스는 경쟁업체들이 '강남 쏠림'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워커힐면세점을 거점으로 삼아 동대문·강원도 지역을 관광상품으로 연계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강남 면세점 노리는 현대百..'강한 의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규면세점 사업권에 재도전하는 현대백화점은 강남 무역센터점을 앞세워 어느때보다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8조3000억원(2014년 기준)에 달하는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단 하나의 면세점 매장도 갖고 있지 않다. 한해 1100만명이 이용하는 시내면세점 고객을 롯데와 호텔신라 등에 고스란히 내주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지난해는 신세계와 한화갤러리아 등 주요 경쟁사마저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내 현대백화점으로선 더이상 팔짱끼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방침에 호텔신라·신세계·한화갤러리아·두산 등 다른 대기업들이 반대했음에도 서울에 적어도 4개 이상 면세점을 내야한다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문이 열릴지 모를 면세점시장에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한류열풍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류의 메카인 강남지역에 면세점을 유치해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 올해는 강남대전?..'탐색전 치열'

다만 올해 면세점 입찰에선 서울 강북에 몰렸던 지난해와 달리 다른 대기업들 역시 강남권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어, 현대백화점이 내세우는 입지적 장점이 희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세계DF는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강남 대전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현재로선 신세계 강남점과 코엑스몰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HDC신라면세점도 강남 코엑스몰 맞은편 아이파크타워를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백화점이 낙점한 코엑스몰 근처가 시내면세점의 초경합지로 떠오를 수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강북에는 시내면세점이 몰려있는데다 주차문제도 심각해 신규 후보지로 적합하지 않아 기업들이 강남으로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시가 신규면세점을 대상으로 지난 7월 관광버스 주차장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화갤러리아는 허가 없이 인근 주차장을 바둑판식으로 변경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다 서울시에 적발돼 행정조치를 받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신규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갤러리아면
세점은 올해 상반기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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