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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BBQ-bhc, 4년만에 이별 완료

  • 2017.04.26(수) 13:43

bhc 매각 관련 소송.."BBQ, bhc에 98억 배상"
사업관계도 정리안된 상태서 시장서 경쟁

"BBQ(비비큐)는 bhc(비에이치씨)에 98억원을 배상하라."

지난 2월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이 국내 치킨업계 최대 '빅딜'이었던 bhc 매각과 관련된 최종 판결을 내렸다. 중재 결과는 bhc 측 주장대로 조정됐다. BBQ는 4년간의 국제중재 끝에 수십억원을 배상했다. 이번 국제중재를 계기로 한때 한지붕 아래 있던 BBQ와 bhc의 이별은 마무리됐다.

 


◇ "매장수 부풀렸다" 소송..악연이 된 이별

이 소송의 시작은 2013년부터다. 당시 BBQ를 운영하던 제너시스는 또 다른 치킨 계열사 bhc를 해외 사모펀드(로하튼)에 매각했다. 매각가격은 1200억원 내외로 알려졌다. 자금 사정이 악화됐던 제너시스는 bhc 매각을 통해 숨통을 텄다.

문제는 그 이듬해 발생했다. 이 사모펀드가 인수창구로 만든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FSA)가 제너시스를 상대로 국제중재를 신청하면서다. 이에 대해 FSA 관계자는 "제너시스가 가맹점수를 사실보다 부풀렸다"고 설명했다.

제너시스 측이 어느정도 매장수를 부풀렸는지 확인되지 않지만 2013년 매각 당시 bhc 가맹점 계약 해지건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13년 bhc가맹점 계약해지 건수는 333건에 달했다. 이후 계약해지건수는 108건(2014년), 45건(2015년)으로 점차 줄었다. 

결국 국제상공회의소는 지난 2월 제너시스가 bhc 매각 당시 매장수를 부풀렸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FSA는 이번 중재로 총 98억원을 배상받게 됐다. 패소한 제너시스는 배상금중 일부인 65억원과 기타소송비용 12억원 등 총 77억원을 물어줬다. 나머지 배상금은 당시 bhc 소액주주가 부담했다. BBQ는 이번 중재 결과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매각에 따른 법적 이별이 깔끔하지 않았던만큼 사업적인 이별도 쉽지 않았다. 제너시스가 bhc를 매각할 때 경기도 광주 물류센터와 이천 푸드공장 등을 함께 팔면서 bhc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현재 bhc는 BBQ 물류를 대행하고, 소스와 파우더 등 일부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 이제는 시장 경쟁자..'1위 아닌 1위' BBQ의 고민

앞으로가 더 문제다. 두 기업은 국내 치킨시장을 놓고 맞대결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bhc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6.4% 증가한 2326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BBQ를 앞지르며 업계 2위에 올랐다.

반면 BBQ는 매출 2198억원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포화된 국내 치킨시장에서 선방했지만 상대평가에서는 경쟁사 실적이 급증하면서 '풍요 속의 빈곤'에 빠졌다. 매출 1위 교촌에프엔비는 전년대비 13% 늘어난 2911억원을 기록했다.

bhc와 BBQ는 투자성과도 엇갈렸다. 업계 관계자는 "로하튼은 bhc를 비싼가격에 팔기 위해 수익성과 매장확장에 몰두하고 있다"며 "반면 BBQ는 사업다각화 실패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BBQ의 고민은 또 있다. 비록 bhc를 매각한 뒤 외형에서 1위를 내줬지만 여전히 치킨시장에서는 BBQ를 주목한다. 올들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가격인상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기업의 가격결정에 정부까지 공개적으로 반대를 하는 상황은 시장내 BBQ 지위가 어떠한지를 보여준다. BBQ가 가격인상을 결정하면서 가격인상에 따른 이익을 가맹점주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도 정부와 소비자를 의식해서다. BBQ의 '1위 아닌 1위 역할극'이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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