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추석 선물세트의 단골 아이템은 소고기를 비롯한 정육세트나 과일세트다. 가격이 적당한 데다 활용도가 높아서다. 김영란법 탓에 작년엔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소고기와 과일세트는 추석 선물로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추석 선물 트렌드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선 단순히 인사치레에 그치지 않고 받는 사람이 정말로 필요로할 만한 아이템을 찾아 선물하는 추세다. 더불어 뻔한 선물보다는 좀 더 이색적인 선물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해당 업체와 대형마트들이 이색선물 아이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이색선물은 생활용품과 재난구호 키트를 결합한 선물세트다. 애경산업은 최근 지진 등 각종 재해가 잇따라 발생하자 '안전담은 감사세트'를 추석 선물세트로 내놨다. 재난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과 재난구호 물품만 모았다. 치약과 비누 등은 물론 재난 시 수분 공급, 피부 수분 밸런스 유지, 피부 보호 등을 할 수 있는 바세린과 로션도 포함했다.
각종 재해 발생 시 사용할 수 있는 조명봉과 방수 호루라기, SOS 깃발, 삼각건, 보온포 등 재난구호 키트도 함께 들어있다. 재난구호 키트는 작은 크기의 책 형태로 제작했다. 평소에는 거실의 책장 등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위급 상황 시 빠르게 찾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애경산업이 선보인 '안전담은 감사세트' |
최근 인기를 반영한 반려동물 선물세트도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상대방을 배려한 선물세트다. 동원F&B가 선보인 '뉴트리플랜 묘연세트'가 대표적이다. '뉴트리플랜 묘연세트'는 반려묘들의 건강을 위한 펫푸드와 장난감으로 구성됐다.
펫푸드로는 국내 최초 참치알을 담아 만든 애묘용 습식파우치, '뉴트리플랜 모이스트루' 4종과 함께 참치살에 닭가슴살, 게맛살 등이 토핑된 습식캔 2종 등을 포함했다. 반려묘들을 위한 장난감으로는 '캣닢'으로 만든 베개가 들어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반려동물세트를 내놨다. 수의사가 추천한 간식과 영양제, 산책용품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제품들을 선물세트로 구성했다.
▲ 동원F&B의 '뉴트리플랜 묘연세트' |
평범하지 않은 선물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선물세트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수산물 위주의 이색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매년 굴비 등에 국한됐던 수산물 선물세트의 라인업을 다양화해 더 많은 소비자가 찾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봄굴비'를 비롯해 제주 금태, 군산 황금박대 , 여수 10미(味)로 손꼽히는 반건 군평선이 등을 내놨다. 또 독도 새우 선물세트와 부산의 달고기 세트도 있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순도 99.99% 골드바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현금화가 쉽고, 일정한 구매력을 유지하는 금의 가치를 십분 활용한 선물세트다. 여기에 부(富)의 이미지를 앞세워 특별한 수요를 노렸다. 신세계 골드바는 3.75g의 미니바부터 1㎏까지 주문·구매할 수 있다. 편의점 GS25도 순금 코인, 골드바 카드, 행운의 열쇠, 복돼지, 금수저 등 총 26종의 순금 상품을 판매한다.
▲ 신세계백화점의 '골드바' 선물세트. |
기존과 달리 색다른 HMR(가정간편식) 선물세트도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 기술을 접목한 '그리팅 소프트(Greating soft) 추석 선물세트'를 내놨다. 그리팅 소프트는 음식의 모양과 맛은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국내 최초 연화식 전문 브랜드다. 고령층이나 환자 등을 가족으로 둔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물세트는 총 8종으로 연화식 한우 갈비찜 세트, 연화식 한우 사태찜 혼합세트, 뿌리채소 한우 사태찜, 뼈까지 먹는 데리야끼 가자미 조림, 연화식 호두 콩 조림 세트 등이다. HMR 제품들로 구성돼 전자레인지 등으로 간편하게 데워먹을 수 있다. 각 제품에는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제품별 식감의 경도를 잘 익은 바나나 및 두부와 비교해 표기했다.
▲ 현대그린푸드의 연화식 한우갈비찜 |
이밖에도 최근 트렌트인 1인 가구를 겨냥한 선물세트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소포장·1인가구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한끼밥상 스테이크 세트', '한끼밥상 한우 혼합세트', '한끼밥상 구이정육세트' 등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HMR '소반선물세트'와 일본 3대 디저트로 유명한 '도쿄 밀크 치즈 팩토리'의 '도쿄 밀크 치즈 팩토리 2종과 3종'을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추석은 예년과 달리 다양한 소비 트렌드가 공존해 업체별로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가격대도 2만~3만원대부터 수십만원대까지 차별화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