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새로운 전략을 앞세워 파트너들의 불만 해소와 관계 회복에 나섰다. 이를 위해 배민은 플랫폼 역할을 기존의 '단순 중개'에서 벗어나 '성장 파트너'로 재정의했다. 이른바 '배민 2.0'이다. 이를 기반으로 업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서비스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치열해지는 배달앱 경쟁
최근 국내 배달앱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 주자인 배민과 쿠팡이츠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신규 앱까지 가세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0월 월간 사용자(MAU)는 배달의민족 2170만명, 쿠팡이츠 1230만명, 요기요 444만명, 땡겨요 345만명 순이었다.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과 빠른 배송 시스템 등 공격적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렸다. 쿠팡은 2024년 3월부터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쿠팡이츠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이츠는 당시 건당 3000~5000원에 달했던 배달비를 전면 무료로 제공하며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까지 경쟁에 뛰어들었다. 땡겨요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3위권인 요기요를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22년 출시된 땡겨요의 3년간 가입자 수는 출시 당시에 비해 약 4.6배, 가맹점 수는 약 9.8배 증가했다. 땡겨요의 성장 요인으로는 기존 배달앱 평균 수수료(11.4%)보다 크게 낮은 수수료(2%)가 꼽힌다.
이처럼 쿠팡이츠와 땡겨요의 지난 10월 MAU는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배민의 MAU는 전년 대비 37만명 줄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179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처음으로 배달의민족(1778억원)을 추월하기도 했다.
'사장님'에서 '파트너'로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25 배민파트너페스타'를 열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외식업주와 예비 창업자까지 참여하는 업계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는 배민의 내년 전략과 외식업 트렌드, 기술 지원 방향이 공유됐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날 기조 발표에서 플랫폼의 역할을 '중개자'에서 '성장 파트너'로 규정했다. 배민이 올해부터 업주 호칭을 '사장님'에서 '파트너'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호칭의 변화는 관계의 변화"라며 "파트너라는 말에는 함께 성장하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식업 환경을 "거센 파도 위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10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5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고 11월 식료품 물가는 전년 대비 4.7% 올랐다. 김 대표는 "배민이 처음 등장했을 때 파트너와의 관계는 뜨거웠지만 지금은 기대가 예전만큼 높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못한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파트너가 매일 마주하는 어려움부터 해결하겠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지원과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시 뜨거웠던 시절로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내건 '배민 2.0'의 구체적인 실행 전략도 공개했다. 목표는 '원하는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대체 불가능한 배달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운영 효율화가 핵심이다.
배민은 AI를 통해 매장 상황 분석, 주문 조절, 메뉴 노출 최적화 같은 의사결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상담 대응을 맡을 AI 에이전트도 도입할 예정이다. 가게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능 개선도 함께 진행한다. 배민은 매출, 주문, 광고·마케팅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가게 통계' 지면을 개편하고 리뷰 관리에도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춘 신규 서비스도 확대한다. 1인 소비 증가에 맞춰 출시한 '한그릇'은 5개월 만에 주문이 12배 늘며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잡았다. 포장 서비스에서 이름을 바꾼 '픽업' 서비스 역시 내년 고도화를 예고했다.
배민은 새 기능을 도입하더라도 업주에게 불필요한 부담이 늘지 않도록 설계하겠다는 생각이다. 동시에 해당 기능이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도록 만들어 업주가 체감할 수 있는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백인범 우아한형제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배달과 고객서비스(CS) 품질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파트너의 내일을 위한 기술과 서비스로 더 많은 성장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