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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물류계열 통합…CJ대한통운 대항마될까

  • 2018.12.05(수) 09:30

연 매출 3조원 업계 2위로…CJ대한통운과 격차는 여전
로지스틱스, 매출 60% 벤더 중단 검토…시너지는 아직


롯데그룹이 한 지붕 두 가족이던 물류 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를 합친다.

 

그러면 연 매출이 3조원대로 늘면서 국내 2위 물류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어 CJ대한통운의 대항마로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도 물류사업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만큼 롯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통합 물류회사의 탄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로지스틱스가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꼽히는 벤더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로지스의 실적이 그동안 악화일로였던 만큼 실제적인 시너지를 내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1위 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과 격차도 아직은 상당해 업계 판도를 흔들만한 변수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 "롯데그룹 물량 집중…위상 높아질 것"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그룹이 지난 2014년 현대상선으로부터 사들인 현대로지스틱스가 전신인 택배회사다. 롯데로지스틱스의 경우 세븐일레븐 등 롯데 계열사 물량을 주로 처리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번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단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데다 두 계열사의 통합과 함께 자연스럽게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그간 수익성이 계속 악화일로였던 만큼 이번 합병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A-)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하면서 "사업 역량 강화와 함께 롯데그룹 물량과 시설 투자 등이 집중되면서 위상이 제고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대규모 국내 유통 물량을 보유한 롯데 계열사의 물류 수요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물류 시설 효율성 제고와 함께 수익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국내외 거점 통합과 배송망 최적화, 규모의 경제 실현 등 시너지 구현으로 질적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 로지스틱스 밴더업 중단 검토…"실적 저하 불가피"


반면 구체적인 성과가 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두 계열사의 합병 후 매출 규모가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계열사의 지난해 기준 매출을 합산하면 5조원 수준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는 지난해 각각 1조 7594억원과 3조 37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롯데그룹은 통합 후 연간 예상 매출을 이보다 2조원가량 적은 3조원으로 발표했다.

그 이유는 롯데로지스틱스가 올 연말께 매출의 60%에 달하는 벤더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롯데로지스틱스는 롯데그룹의 편의점 사업자인 코리아세븐(기존 바이더웨이 포함)을 주 고객으로 상품도매업을 하고 있는데, 이 매출이 2조 4000억원에 달한다. 롯데그룹 입장에선 과도한 계열사 일감 의존도를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원이 사라지면서 통합 물류사의 수익성 제고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런 불안 요소에 주목해 최근 롯데로지스틱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A2+)을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강병준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매출총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던 사업이 중단될 경우 합병법인의 실적 저하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며 "향후 벤더사업의 실제 중단 여부와 영업손익 변화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택배업을 주로 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실적이 그동안 계속 악화일로였다는 점도 문제다.  합병을 하더라도 수년간 지속한 흐름을 단번에 바뀌진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강 애널리스트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택배 부문은 경쟁 심화, 단가 하락 등으로 2017년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롯데로지스틱스의 밴더사업 중단이 현실화하면 이익창출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 물류사의 몸집이 커지긴 했지만 매출로 따지면 아직 CJ대한통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며 "내부 정비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추가 투자 등으로 더 몸집을 키워 경쟁력을 높이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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