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의 대안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노리고 있는 롯데그룹이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에 투자한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에서 열린 대규모 유화단지 기공식(Ground Breaking Ceremony)에 참석했다고 7일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출국해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을 방문했다. 6일엔 인도네시아로 넘어와 현지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신 회장의 부재로 지연됐던 글로벌 사업 투자들이 이번 해외출장을 계기로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공식에는 인도네시아 아이르랑가(Airlangga) 산업부 장관, 토마스(Thomas) 투자청장 등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비롯해 허수영 롯데 화학BU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 (사진 왼쪽부터) 인도네시아 토마스 트리카시 렘봉(Thomas Trikasih Lembong) 투자청장, 롯데 신동빈 회장, 인도네시아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Airlangga Hartarto) 산업부 장관, 롯데 화학BU 허수영 부회장. |
롯데는 롯데케미칼타이탄을 통해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 스틸(Krakatau Steel)로부터 약 47만㎡ 면적의 부지사용 권한을 매입했다. 지난해 2월 토지 등기 이전을 완료했다. 롯데는 이번 기공식을 계기로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다.
롯데는 이곳에 납사 크래커와 하류부문 공장 등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해 2023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기본 설계를 마친 상태다. 내년 중 건설사 및 대주단과의 협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신규 유화단지가 완공되면 롯데의 화학부문은 거대 시장을 선점하고 동남아 시장에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도 이 지역 ABS 생산업체 인수 및 신규 공장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인도네시아는 롯데 화학부문의 주요 해외 거점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을 이끌며 롯데 글로벌 화학사업의 첨병 역할을 하는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지난 2010년 롯데케미칼이 약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약 7년 만인 작년 기업 가치를 2.5배 이상 높여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하는 성과를 냈다.
롯데는 2008년 롯데마트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현재 롯데백화점과 롯데케미칼, 롯데지알에스, 롯데컬처웍스 등 10여 개 계열사에서 90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정부의 신(新)남방정책에 맞춰 투자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양국의 관계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현지 법인을 설립한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11월 자카르타에 첫 롯데시네마를 개관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인도네시아 부동산 개발 및 사회기반시설 확충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암베신도(AMVESINDO)와 MOU를 체결하고 양국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및 인도네시아 우수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