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호조에다 홈퍼니싱 열풍 등의 바람을 타고 전성기를 맞았던 국내 가구업체들이 주춤하고 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대형업체는 물론 에넥스와 까사미아 등 중위권 업체들까지 부진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선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여파로 당분간 가구업계의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반면 가구업체들은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판단에 따라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리모델링을 비롯한 신규 사업 확장과 함께 영업망을 확대해 부동산 경기 반등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 한샘·현대리바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춤'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은 올해 2분기 395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줄었다. 상반기 누적 매출도 지난해 9479억원에서 13.5% 감소한 8202억원을 기록했다.
한샘은 지난 2017년 연결 기준 매출이 2조원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1조 9000억원대로 주춤했고, 올해는 이보다 더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리바트 역시 올해 2분기 매출이 3022억원으로 전년보다 11.1%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6134억원으로 지난해 6834억원보다 10.2% 줄었다.
가구업계 '빅2' 뿐만 아니라 까사미아와 에넥스 등 중위권 가구업체들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에넥스는 2분기 매출이 755억원으로 전년원보다 24.3% 줄었고, 지난해 신세계에 인수된 까사미아의 경우 2분기 매출이 250억원으로 19.6% 감소했다.
◇ 증권가 "당분간 부진" vs 업계 "시장 회복 대비"
가구업계 전반의 실적 악화는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크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8% 줄어든 31만 4108건에 그쳤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기조로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가구업계의 부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샘의 목표주가를 낮춰잡으면서 "주택 거래 위축에 따른 실적 부진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한샘의 인테리어 사업의 시장 확대와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의심치 않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현대리바트의 목표 주가를 내리면서 "물량 축소에 따른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가구업체들은 향후 부동산 경기 반등에 대비해 되려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시장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오히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본격적인 부동산 시장 회복 국면을 대비하고 있다"면서 "리모델링·인테리어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침체된 시장에서 마켓셰어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리바트 역시 "B2C 사업 확대의 일환으로 제품 고급화와 더불어 공격적인 영업망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