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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보톡스 전쟁, 끝이 보인다

  • 2019.09.10(화) 10:37

대웅제약, 포자 감정으로 일단 승기…섣부른 예단 '경계'
염기서열 분석 가장 확실…ITC 조사로 연내 최종 판가름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벌써 3년째 보툴리눔 톡신의 균주 출처를 두고 지루한 다툼을 벌여오고 있는데요. 최근 국내 소송 과정에서 포자 감정 결과가 나오면서 대웅제약이 승기를 잡은 분위깁니다.

하지만 아직 대웅제약의 승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죠. 우선 사건을 다시 한 번 짚어보자면 당초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걸고 나선 이유는 'Hall A Hyper' 균주의 특성 때문인데요.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 2014년 경기도 용인의 한 마구간 토양에서 'Hall A Hyper' 균주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죠.

그러나 메디톡스는 이 균주가 자연에서 발견되긴 극히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토양에서 'Hall A Hyper' 균주를 발견한 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러면서 대웅제약의 균주 도용설을 제기하게 됩니다.

메디톡스는 이후 대웅제약 균주에 대한 포자 감정과 염기서열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는데요. 'Hall A Hyper'는 어떤 형태로든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만큼 포자 감정으로 도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대웅제약은 자사 균주는 포자를 생성한다고 맞받아쳤는데요. 양측 모두 자신만만했던 탓에 당시에는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단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국내 소송 과정에서 포자 감정을 실시했고, 그 결과 메디톡스의 주장과 달리 대웅제약의 '나보타'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여론은 대웅제약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깁니다.

▲감정 시험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붉은색 화살표)한 모습(사진 제공=대웅제약)

그럼에도 아직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포자 감정만으론 부족하다는 건데요. 메디톡스가 미국에서도 같은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경우 단순 포자 감정뿐만 아니라 염기서열과 제조공정 등 더 세밀하게 조사를 진행하는 만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죠.

업계는 이번 의혹을 확실하게 매듭지을 핵심사안으로 염기서열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6년 대웅제약이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의 유전정보 데이터 뱅크에 등록한 나보타의 염기서열과 자사 균주의 염기서열 1만 2912개가 100% 일치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염기서열은 사람으로 따지면 유전자, 포자는 세포라고 볼 수 있죠. 세포 조직이 변해도 유전자 자체는 같을 수밖에 없는 만큼 염기서열을 비교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유전적 요인으로 포자 생성유무가 결정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어쨌든 염기서열을 비교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대웅제약이 포자 감정에 사용한 균주를 옳기는 과정에서 이를 바꿔치기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합니다. 이 과정은 질병관리본부의 입회 하에 이뤄졌는데요. 질병관리본부의 전 본부장이 현재 대웅그룹의 자회사인 대웅바이오 대표를 맡고 있다 보니 이런 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반면 대웅제약은 양사의 대리인 참관 하에 양측 감정인이 철저한 통제와 감시 속에 감정을 진행한 만큼 어떠한 조작도 없었다는 입장인데요. 현실적으로 법원이 주관하는 포자 감정 과정에서 조작 가능성은 말 그대로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갑니다.

분명한 사실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어느 한 쪽은 치명타를 피할 수 없다는 건데요. 대웅제약이 이길 경우 메디톡스는 미국 진출은 고사하고 막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메디톡스가 승소할 경우 대웅제약의 미국 수출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기업 신뢰도에도 치명타가 불가합니다. 휴젤과 휴온스 등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업체들에 대한 줄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죠.

국내 다수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안위가 달린 사안이다 보니 메디톡스가 의도적으로 경쟁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거셌던 것도 사실인데요. 과거 미국의 한 대학에서 국내로 균주를 처음 들여온 메디톡스 입장에선 답답할 수도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실제로 해외에선 미국 엘러간과 프랑스 입센, 독일 멀츠 등 5개사만 보툴리눔 톡신 균주 개발에 성공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이 균주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보툴리눔 톡신 제제 하나만으로 성장해온 메디톡스 입장에선 많은 비난을 받더라도 균주 출처 논란에 전력을 쏟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최종 결과가 나올 날도 머지않았는데요. 양사는 오는 20일까지 ITC에 균주 조사 결과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르면 내달, 늦어도 올 하반기에는 소송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요. 과연 누가 웃게 될까요. 3년을 끌어온 보톡스 균주 논란이 어떻게 막을 내릴지 벌써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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